“학생, 그쪽은 신문 돌리지마요. 5층 교수실들은 죄다 빈 방이니까”
정보문화관 경비근로자의 말에 신문을 발행할 때마다 정보문화관 교수실에 신문을 배부하던 기자는 놀랐다. 교수실 문패만 보고 신문을 배부한 것은 헛수고였다. 상황은 원흥관에도 마찬가지였다. 원흥관의 상당 수 교수실이 교수 이름 문패만 걸린 채 빈 공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원흥관의 한 경비근로자는 “근무를 하고 있지만, 문이 잠겨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건물 내 빈 공간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지난 3월 신공학관과 기숙사의 완공으로 인해 원흥관과 정보문화관에 자리잡았던 상당수의 교수실이 신공학관으로 이전한 데서 생기는 공백이다. 공간이 생겨서 방을 뺐으면, 공간을 뺀 만큼 들어와야 되는데, 지난 한 학기동안 빈 공간을 채울만한 무언가가 들어오지 않았다. 한 학기동안 귀중한 공간들이 빈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

한쪽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들이 방치되어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학생들의 공간 부족문제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학생 CS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수업이 끝나는 오후 이후에는 강의실대관을 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서 대관 신청이 몰린다”며 대관 강의실 부족 현상을 전했다. 학생들의 불만도 크다. 팀별 과제때마다 모일 공간이 없어서 고민이라는 한 학생은 “팀별 과제나 세미나 스터디를 할 공간이 모자라다”며 “대관신청을 하려면 그 절차도 번거롭고, 건물마다 대관이 가능한 강의실도 적어서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불하고 커피전문점을 찾게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공간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운영지원본부 자산관리팀 관계자는 “공실 중 리모델링 공사가 계획되어 있는 원흥관을 제외하고는 학교의 여러가지 추진사업을 고려하여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당장 비어있다고 채워버리면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기에 신중하게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신중하게 공간배정을 계획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는 많은 공간을 한 학기 동안이나 비우게 하고, 어느 한쪽에서는 공간이 모자라고 있는 모습은 역설적이다. 항상 캠퍼스 공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우리대학의 풍경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안 쓰고 있는 공간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 학내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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