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학·예술·철학·경영 등 분야 최고 수준 … 필리핀 명문 사학으로 꼽혀

▲University of Santo Tomas는 작년 설립 400주년을 맞았다. 401주년인 올해 초 캠퍼스 내에서 성대한 규모의 기념 행사가 진행됐다. 다양한 의상을 입은 교환학생 친구들과 기념 행사에서 찍은 사진
교 명 : University of Santo Tomas
위 치 : 필리핀, 마닐라
개 교 : 1611년
학생수 : 약 42,000명

사실 필리핀은 한국인들에게 교환학생보다는 어학연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처음 필리핀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됐다고 이야기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했다. 심지어 부모님마저도 “교환학생보다는 어학연수를 가는 편이 어떻겠냐”고 물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내 선택에 확신이 있었다. 필리핀, 이국적인 나라에 대한 동경, 영어권 국가, 해외에 대한 호기심은 나를 산토 토마스대학(이하 UST)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나는 Hybrid Program이라는 교환학생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한 학기를 보냈는데, 같이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과 네 과목의 영어 수업을 듣고, 한국을 좋아하는 동아리 ‘안녕 토마시안’ 친구들이 우리의 학교 생활을 도와줬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 외국인 교수의 수업을 듣고, 외국인 학생들과 항상 만나야 하는 환경이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영어를 가장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필리핀의 4대 명문 대학

▲UST 캠퍼스 전경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하고 있는 UST는 400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아시아에서 역사가 가장 긴 대학이다. 1611년 도밍(Doming de Nieva)신부에 의해 설립된 카톨릭 대학교이며, 필리핀의 4대 명문 대학으로 손꼽힌다. 10개의 단과대학으로 이루어진 종합대학이고, 종교·철학·경영·의학·예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속한다. 특히 세계 대학 순위 20위권 내에 속할 정도로 유서가 깊은 대학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도 백여 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필리핀 중앙은행은 UST 설립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액면 200페소의 기념 은행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 UST 400주년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교내 곳곳에 걸렸다.
춤 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축제
2011년 UST 설립 400주년을 맞아 401주년인 올해에는 기념 행사도 성대히 열렸다.
필리핀 대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젊음을 즐긴다. 이번 400주년 행사 때에도 낮에는 학생들끼리 적극적으로 참여해 열리는 이벤트가 많았고, 밤에는 카톨릭 미사가 진행됐다. 대학교 총장과 신부가 미사를 주례하고 4만여 명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를 부른다. 미사가 끝난 후 불꽃놀이가 시작되는데 신나는 노래에 맞춰 터지는 불꽃놀이와 한밤에 화려한 조명이 곁들여진 학교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UST는 일 년에 두 번 불꽃놀이를 진행하는데 축제시즌과 크리스마스 날에 대대적으로 불꽃놀이를 연다고 한다. 친구들과 나 역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불꽃놀이를 보며 축제를 온몸으로 즐겼다.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 사라져
나는 한국인 학생 10명과 교환학생을 같이 왔지만, 우리는 매일 서로 다른 외국인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고 밥도 외국인 친구들과 먹으며 영어를 온몸으로 느끼고자 많이 노력했다. 그 결과 10명 모두가 영어에 대해 친숙해지고 외국인을 봐도 두려움 없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걸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여전히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 외국인이 말하는 모든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처음에 비하면 나는 이곳에서 영어를 온몸으로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외국인을 만나도 무언가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

고민·주저 말고 부딪쳐보라
나는 우연한 기회에 교환학생으로 뽑혀 많은 준비 없이 필리핀에 와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고, 교환학생의 기억들이 모두 눈부시게 아름답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도 인생을 배워나가는 한 부분이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필리핀의 한 대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지만 어느 곳, 어느 나라에 가든지 자신이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얻는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교환학생을 준비한다면, 제1영어권 국가가 아니라서 발음이 문제가 될 것 같고, 영어를 잘 배워오지 못할까봐 걱정하기보다는 일단 부딪쳐서 본인 자신이 얻는 성과물이 많을 것이라는 사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교환학생을 준비했던 기간에 배운 것들과 경험한 모든 것은 개인의 소중한 자산처럼 남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선발되지 못할까봐 안절부절 하는 모습들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교환학생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이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교환학생이 인생에 있어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수현(신문방송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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