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정장바지에 하얀 긴팔와이셔츠, 목 끝까지 올린 넥타이는 남성 직장인에게 유니폼이나 다름없었다. 여성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장바지대신 긴 치마를, 와이셔츠대신 블라우스를 입었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여름이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손부채질을 해대는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럽다. 계절이 바뀐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두꺼운 옷을 입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많은 직장인들이 에어컨 등을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과감하게 탈의를 하면 해결되는 더위였는데 말이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비 민원부서 공무원들에게 간편복 차림으로 근무하도록 ‘슈퍼 쿨비즈 운동’을 실시했다. 이는 에어컨 사용량이 많은 하절기(6월~8월) 중 반바지와 샌들을 착용토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장은 쿨비즈를 적극 독려하기 위해 패션쇼에서 반바지 차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쿨비즈 운동은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진행중인데 정장 재킷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와 기업들이 이렇듯 쿨비즈 운동에 앞장서게 된 까닭은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쿨비즈(Coolbiz)’는 시원한(Cool)과 업무(Business)의 합성어로, 쿨비즈옷차림을 했을때 체온이 2도 정도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반 ‘쿨비즈’와 ‘슈퍼쿨비즈’의 차이점은 과감한 패션의 허용여부(?)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슈퍼쿨비즈’는 반팔 폴로셔츠, 화려한 무늬의 셔츠, 샌들과 같이 파격적이거나 캐주얼한 옷차림까지도 허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한편 일본은 이러한 쿨비즈 운동을 2005년부터 정부차원에서 전개해왔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슈퍼쿨비즈운동’을 전개해 큰 효과를 봤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도 2009년부터 일본의 쿨비즈 운동을 본떠 재킷과 넥타이를 하지 않는 ‘쿨맵시 운동’을 권장하고 있으나 그 호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에어컨 등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량 급증으로 블랙아웃을 경험했던 터라 위기감과 전력 절감에 대한 경각심은 어느때보다 높다. 특히 지난 겨울, 전력수급요건이 악화되자 정부는 1,000 ㎾이상을 사용하는 산업체 등에 강제적으로 사용량 10%를 의무감축 하도록 하고 지키지 못하면 벌금을 물려 원성을 산 바 있다.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의무감축 같은 비현실적이고 강제적인 수단 보다는 쿨비즈 운동을 적극 전개하는 편이 차라리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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