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라는 뜻이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애정남’은 일상생활에서 결정하기 애매한 것을 섬세하게 정해줘서 많은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예컨대 “지하철을 탔을 때 내 앞에 할머니와 임산부가 동시에 서 있다면 누구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할머니에게 양보하되, 임산부가 5개월 이상이면 임산부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하거나 “영화관 양쪽 팔걸이 중 어느 쪽을 사용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변기 레버가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오른쪽 팔걸이를 사용해야 하고, 왼손잡이는 통로에 앉으라”고 정해주는 식이다.

 

▲지난달 21일 미국 교과서의 ‘일본해’ 표기를 두고 한ㆍ일 네티즌들이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백악관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은 3월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ㆍ버지니아 한인회가 백악관 홈페이지에 “미국인은 진주만을 공격한 침략자들이 조작한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아 아이들이 진실한 역사를 배울 권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민원을 제기해 지지서명을 받고, 이에 맞서 일본인들도 ‘일본해 표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을 내며 양국 네티즌의 경쟁이 심화된다.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2만 5천 명 이상의 청원서명이 들어오면 해당 사안과 관련해 공식적 견해를 밝히거나, 한 달 이내로 관련 내용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해당 부처에 사안을 이관해야 한다.

▲이 백악관 청원은 한 달 만에 지지서명인원 8만 명을 확보하며 한국인의 저력을 미국에 과시(?)했다. 2002년 월드컵 이래로 우리나라 국민을 하나로 결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독도’와 ‘동해’ 인듯하다. 특히 뿌리 깊은 반일감정에 기반을 둬 인터넷상에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동해와 독도에 대해 이해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동해’는 80여 년간 여러 지도와 국제사회에서 ‘일본해’로 표기되는 경우기 다수였다. 일본은 19세기 이후 지도에서 ‘일본해’의 표기빈도가 현저히 많아졌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고, 다양한 자료와 전문가들을 통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독도’와 ‘동해’에 대해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이 ‘애매한(?)’사안을 백악관에 정해달라고 떼쓸 것이 아니라 자료와 정보를 통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탄탄한 정보와 외교력만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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