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적을 만들고 싶다면 내가 그들보다 잘났다는 사실을 증명하라. 그러나 친구를 얻고 싶다면 그가 나보다 뛰어나 보이도록 해라”고 한다. 사실 좋은 친구는 나의 삶을 향상시킨다. 잘못 판단할 때나 지나칠 때 충고해주는 벗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훌륭한 재목이 못난 목수를 만나는 것은 재앙이듯이, 마찬가지로 내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도 나쁜 친구를 만나면 함께 진흙탕에 뒹굴게 된다. 벗 사귐을 어찌 함부로 하겠는가.
젊은 아들이 술탄(이슬람교 국가의 군주)이 되자 걱정이 된 어머니는 “아들아! 친구를 조심해라. 그들 대부분은 너의 돈과 권력에만 관심이 있단다”라고 염려했다.
어느 날 술탄이 장사꾼의 아들을 친구로 삼자, 어머니는 그를 아침식사에 초대한 후, 허기가 질 때까지 식사를 주지 않고 정오가 되어서야 달랑 달걀 3개를 내놓았다. 둘이서 달걀을 하나씩 먹은 후, 남은 한 개의 달걀을 친구는 술탄에게 양보한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술탄에게 “그와 친구하지 말라. 그 애는 자신보다 너를 더 위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거짓 행동을 한 것”이라고 타일렀다.
다음 친구로 장군의 아들을 데려오자, 어머니는 지난번과 똑같이 달걀 3개를 내놓았다. 친구가 하나 남은 달걀을 말없이 먹어버리자, “그는 좋은 친구가 아니다. 매우 이기적이어서 기회가 생기면 네 권력을 가로챌 것이다”라고 걱정하였다.
술탄이 이번에 데려온 친구는 나무꾼의 아들이었다. 그 친구는 하나 남은 달걀을 반으로 쪼개 술탄과 나눠먹었다. 어머니는 “그는 자신에게도 너에게도 정직한 사람이다. 비록 가난하지만 너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다”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인 수단에서 전해오는 얘기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입으로만 우정을 가장하는 가짜 친구를 알아보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인격과 품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계환스님
불교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