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guk TED <2> 송일호 경제학과 교수 - 취미활동을 통한 여유와 행복찾기

▲송일호 교수

Chapter1. 취미란 무엇인가?
우리가 즐겁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일 주어진 일과속에서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취미를 즐기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는 우취(郵趣, philately)를 통해 내 삶의 품격을 높이고 여유로움을 찾는다. 우취란 우표를 모으고 연구하는 취미활동을 지칭한다. 12살 때부터 45년 동안 우표와 희노애락을 같이하며 살아왔고, 앞으로 남은 인생도 우표와 함께 할 생각이다. 한 장의 우표가 구해지면 그 우표에 대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그 정보를 우표와 함께 대지에 정리하여 보관한다.
그렇게 정리하여 만든 대지가 5천장이 넘고 그 속에 붙은 우표가 10만장이 넘는다. 그 대지 한 장 한 장이 바로 내 삶의 기록이자 일기장이다.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오면 나는 그동안 정성스럽게 모아 두었던 수집품들을 보면서 마음의 평온을 되찾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왔다.
누구나 그랬듯이 초등학교 시절 처음 우표를 모았다. 그러던 중 스무살 무렵 한국 최고의 우표수집가인 故 석산(石山) 진기홍 선생과의 만남이 평생 우표수집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체신공무원이었던 진 선생은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우정역사 분야를 개척한 자로 단순한 우표수집가의 수준을 떠나 역사학자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질문을 던지면 항상 답 대신 답을 찾는 방향이나 방법을 제시해 주셨고, 이런 좋은 스승과의 만남은 나에게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우편사 작품인 '재조선 일본우편국'中
Chapter2. 우표수집을 통해 얻은 결실
우표수집을 위해 강화도 조약부터 시작되는 우리나라 근대사를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고, 전공과 수집을 접목시킨 작품을 완성시켜 세계대회에 나가 수차례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전국의 우표수집가들은 물론 전 세계 약 80개국 수집가들과 좋은 인연을 맺고 꾸준히 상호 교류를 하고 있다. 어떤 취미생활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세계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끔 대한민국 커미셔너 자격으로 세계우표전시회에 참가하게 되면 해당국 조직위원회로부터 공항에서부터 귀빈대접을 받는데, 좋아서 선택한 취미임에도 불구하고 부수적으로 너무 많은 호사를 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Chapter3. 세계 속의 대한민국 우표
우리나라 체신의 역사는 1884년(갑신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석 홍영식을 우정참판으로 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이 갑신년 11월 18일 문을 연다.
그러나 갑신정변으로 인해 우체국이 20일 만에 닫히고, 정변의 주역이었던 홍영식은 청나라 군인에 의해 살해당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는 20일밖에 사용되지 못한 채 역사에서 사라진다.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단기 사용기록을 남겼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몰라도 이처럼 짧았던 역사 때문에 세계우표수집가 사이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사용제는 가장 희귀한 우표 중에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테마틱 작품인 '노동의 역사적 발전' 中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가 붙은 봉투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만약 발견된다면 1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명품이 될 것이다. 이 봉투를 찾아 40여 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이러한 문화재 중심국에 서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자랑스런 일임에 틀림없다.

우편사 작품인 '재조선 일본우편국'中
Chapter4. 나의 우표수집 분야
여러 종류의 우표수집 중에서 ‘우편사’ 부문과 ‘테마틱’부문을 집중해서 수집하고 연구를 해왔는데 특히 우리나라 구한국시대(1884년-1905)의 우표와 사용된 봉투에 대해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 역사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탓인지 국내에 관련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대부분의 자료가 외국의 경매 사이트나 상인들로부터 막대한 외화를 지불하고 국내로 반입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출되었던 문화재가 다시 역수입되는 과정에서 지불해야 되는 엄청난 비용은 비단 우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수집을 하면서 우리의 문화재를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애국심이 절로 생겨나기도 한다. 우편사 분야를 수집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개항기로부터 시작되는 근대사 공부는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서적과 관련 자료 수집도 병행해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게 된다.
‘우편사’ 종목 이외에 어떤 주제를 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테마틱’종목에도 관심이 많은데 나는 우취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상당수준의 지명도를 가지게 됐다. 테마틱 종목의 작품을 위해서는 주로 외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수집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시장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다. 나는 노동경제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학자로서 내 전공을 취미생활로 연관시키고자 시도를 하였고, 약 10여 년의 작품 제작과정을 거쳐 마침내 세계대회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수여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테마틱 작품인 '노동의 역사적 발전' 中
Chapter5. 앞으로의 계획
2009년 12월에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에서 ‘만해 한용운 탄생 130주년 기념우표전시회’를 개최해 많은 우표 수집가들과 스님들로부터 관심과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앞으로 불교 관련 자료를 이용하여 불교의 역사를 집대성하는 대작을 완성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일제강점기시대 우리나라 사찰자료를 많이 수집해 왔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우취계를 대표하여 세계무대에서 활동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싶으며, 우취계의 저변확대를 위해 자라나는 청소년들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또한 각종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수집한 수집품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작품집 발간을 통해 나의 수집품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수집이란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반드시 우표수집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성격과 취향에 맞는 취미생활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일호 교수 프로필

 

△現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1967년부터 45년간 우표와 근대사 자료 수집 △2007년 대한민국우표전시회 국무총리상 수상 △2009년 서울 국제우표전시회 금상수상 △2010년 런던 세계우표전시회 대금은상 수상 △2011년 포르투갈 세계우표전시회 금상수상 △2011년 뉴델리 세계우표전시회 금상 수상 △(사)한국우취연합 부회장/한국테마클럽 회장 △2010년 런던 세계우표전시회 대한민국 커미셔너 △2011년 뉴델리 세계우표전시회 대한민국 커미셔너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우표발행심의위원 △청소년 여름우표교실/우취반 지도교사 양성프로그램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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