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선미 기자

지난 4일 오후 6시. 추운 날씨에도 만해광장 앞은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메워졌다.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집계된 참석인원은 총 1,756명. 총학생회칙 제14조(의결) 제1항 “학생총회는 회원의 1/5이상의 참석으로 개회하고 참석인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에 따라 정족수보다 1천여 명이 부족해 성사되지 못했다. 우리대학 전체 재학생 수는 약 1만 3천 여 명으로 그 중 1/5인 2천 730여명이 참석해야 전체학생총회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제44대 총학생회장당선자 최장훈(무기정학) 군과 최 군이 구성한 집행부는 몇 주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학내·외 곳곳을 홍보했다.
전체학생총회는 성사되지 못했으나, 최 군은 즉석에서 전체학생총회를 비상학생회의로 전환해 회의를 진행했다.
만해광장에는 유난히 다른 학년에 비해 많이 참석한 1학년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은 전체학생총회가 열리는 사실은 알았지만, 열리게 된 배경과 요구안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회의가 한창임에도 속속히 빠져나가기도 했다. 입장 두 시간 후인 오후 8시. 남아있는 학생들의 수는 불과 5~600여 명에 불과했다. 비상학생회의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여, 학생들과 함께 학교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학교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시행하는 과정과 절차가 잘못된 점 은 분명 문제다.
거수로 진행된 이날 투표 방식 또한 문제였다. 신속하게 의결을 할 수는 있으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기 어렵고, 표결의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다.
회의 진행에서 최 군은 “핵심요구안은 749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참석자 중에서도 과반수를 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의도했던 결과를 밀어붙인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이날 회의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인원은 약 350명도 채 되지 못했다. 전체 재학생 수의 1/30도 되지 않는 인원이 인정한 안건은 얼마나 많은 실효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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