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演劇) 劇作家(극작가) 李根三(이근삼) 교수와 함께

  ◆…藝術(예술)이란 人間(인간)을 즐겁게 하는 형식을 만들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들에게는 藝術(예술)이란 항상 너무 멀리에 있다. 이 가을 藝術(예술)전반에 걸친 문제를 놓고 藝術家(예술가)들의 얘기를 경청해보자. <편집자>

  “舞臺(무대)는 영원한 現在(현재)다.”
  아마도 ‘게오르크ㆍ뷔히녀’의 말이라 기억이 될 것이다. 이미 과거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며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미래의 사건들이, 혹은 도대체 이세상의 일상적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가 없는 한여름 밤의 꿈들이 한번 무대 위에 울려지면 그건 그 순간 한 현실이 된다. 이 무대 위의 ‘虛構(허구)의 現實(현실)’ 이상으로 영향한다. 그뿐 아니라 한번 무대 위에 올려진 현실은 일상세계의 무상한 시간을 초월해서 영원해버린다. 그건 역사를 초월하는 것이다. 무대 위에 올려지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歷史的(역사적) 事件(사건) 조차도 역사적인 껍질을 탈피하고 영원한 인간성의 비극 또는 희극으로 환원, 藝術(예술)로 승화한다.
  미국 노스 케러나이나 大學(대학) 유학 시(1958년)에 이미 ‘끝없는 실마리’와 ‘다리 밑에서’란 두 편의 英文戱曲(영문희곡)을 發表(발표)하여 각광을 받았던 李根三(이근삼)교수(東大(동대) 英文科(영문과) 1회졸(卒)ㆍ現(현) 西江大(서강대)교수)는 미국에서 먼저 데뷔하였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뜬다, 세상의 모습은 바뀌고 세계의 奧意(오의)가 눈에 선명하다. 그리하여 藝術家(예술가)는 이 찰나의 눈뜸을 形象(형상)으로, 소리로,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創造(창조)하기 위해 고난의 좁은 門(문)으로 들어간다.
  劇作(극작)으로 출발한 李(이)교수의 藝術(예술)에의 開眼(개안)은 英文學(영문학)을 전공하면서 英美作家論(영미작가론)을 강의하면서 서서히 형성되어온 것 같다. 오늘도 大學劇(대학극)을 지도하면서 그의 劇作世界(극작세계)는 주로 韓國的(한국적) 상황을 笑劇(소극)으로 깔끔하게 풍자, 위트가 넘치는 作品(작품)을 즐겨 쓴다. ‘제18공화국’같은 作品(작품)은 그 좋은 例(예)(作品(작품) 공연은 보류되고 있을)가 될 것 같다.
  <藝術(예술)로서의 연극>을 그는 “藝術(예술)이 作家(작가)의 思想(사상)과 체험을 매개로하여 他人(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무대의 연기자와 관객과의 상호교류를 동시에 할 수 있으며 항상 공감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극을 최상의 藝術(예술)로 꼽겠다”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연극의 社會性(사회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극은 個人(개인)이나 集團(집단)을 구별하지 않고 사회성(社會性)을 가장 크게 띄고 있기 때문에, <까뮈>같은 作家(작가)가 후기에 희곡을 즐겨 쓴 것도 연극에서 社會性(사회성)을 인지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그러나 현대 연극이 斜陽(사양)예술의 하나로서 의로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通念(통념)을 그는 그렇게 탐탁지 않게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우선 관객훈련(?)도 아직 되어 있지 않는 韓國劇壇(한국극단)에 대한 회의가 대단하다.
  그와 아울러 연극에서 관객이 차지하는 영향을 重視(중시)한다. 시대감각에 따라 관객은 중년층에서 청년층(大學生(대학생))으로 변화했으나 우리나라 연극 質的(질적)수준은 답보하고 있는 감이 짙다고. 수준에 있어서는 연기자가 관객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강조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대학극단을 중심으로 한 극작가와 연기자들의 부단한 실험의식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 좋은 例(예)로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오프ㆍ브로드웨이’ 그리고 ‘오프오프ㆍ브로드웨이’는 연극의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근래 한국 대학극단의 공연 횟수는 괄목 할 만하나 연기중심으로 이론과 교양의 뒷받침이 없다는 점은 大學(대학)극단이 시급히 탈피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며칠 전 연극 理論書(이론서) <연극정론(定論)>을 펴낸 李敎授(이교수)는 또 연극이 藝術(예술)의 경지를 떠나 學生(학생)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점을 “협동정신, 스피치 훈련, 정서교육”으로 요약하여 말한다.
  그래서 歐美(구미)대학에서는 필수과목으로 연극을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손꼽을 수 있는 극작가로 <에드워드ㆍ오비><헤롤드ㆍ핀터><피아타ㆍ홀> 연출가는 <에리아 카잔>을 좋아하며 우리의 전통예술로서 최근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전통극(민속극ㆍ가면극 등)은 아직 수립 단계에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애초에 희곡과 무대가 없이 출발했다는 점에서 그 계승가능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농촌이나 어촌을 무대로 하면 모두 전통극이라는 일부 연극인의 사고방식은 곤란하다면서 가면극의 <가면의 눈(시선)>이 아래로만 향하고 있다는 것도 불만인 모양이다.
  “요즈음 대학생들이 정치적 이슈에만 민감하여 가는 경향이 짙다”면서 李(이)교수는 대학생의 藝術的(예술적)감각의 둔화를 염려한다.
  항상 바쁜 것 같다. 學生(학생)들의 연극지도에 나가기 위해 또 자리에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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