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guk TED <1> 김종필 축구부 감독 - Real Leadership

동국 테드(Dongguk TED)가 첫 발걸음을 뗐다. 우리 대학에서도 ‘동국 테드’를 구성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첫 시도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22일 중강당에선 우리대학 사상 첫 테드 강연 촬영이 진행됐다. 본사와 교육방송국의 공동 진행으로 이뤄진 이번 강연엔 김종필 축구부 감독이 1번 주자로 나서 열강을 펼쳤다.
김종필 축구부 감독은 축구부를 이끈 경험과 철학 등을 바탕으로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그의 축구인생과 축구스타들과의 숱한 일화들로 시작된 강연은 학생들에게 ‘신뢰’와 ‘존중’이란 단어를 가슴 깊이 새긴 채 강연을 무사히 마쳤다. 다음은 강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Chapter 1. 축구 지도자 생활

내가 처음으로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돌아가신 저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 축구장을 함께 돌아다니시면서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게 됐다. 그때 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초등학교 때부터 정식으로 축구선수생활을 했다. 그러다 울산에 있는 학성중학교와 학성고등학교를 거쳐 모교인 동국대학교에서 축구선수생활을 했다. 선수 은퇴 이후엔 지도자 생활을 했고 정말 운이 좋게 학성중·고, 동국대 이렇게 세 모교에서 축구부를 지도했다. 동국대학교 축구부는 2008년부터 이끌고 있다.
내가 학성중·고 감독 시절 오범석, 조병국, 이진호 선수를 직접 지도했다. 이 선수들은 현재 국가대표팀과 프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범석 선수는 당시 몸이 많이 약했지만 매우 영리한 선수였다. 현재 수원 삼성 소속으로 머리 좋은 선수로 평가받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병국 선수는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상당히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한 번은 새벽 2시에 공을 차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왼발 킥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좋은 선수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예상대로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는 등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진호 선수는 국내에서 축구자질로 봤을 땐 최고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이다. 프로선수로 활약 중이지만 본인의 장점을 많이 살리지 못해 국가대표팀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선수들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중요한 점은 학생시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5세 이하 대표팀 감독 시절, 구자철 선수를 지휘한 적이 있다. 현재 올림픽 대표에는 내가 지도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 선수들을 12세, 13세, 15세 때 뽑아 훈련을 했다. 구자철 선수는 현재 독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Chapter 2. 프랑스 유학과 국내외 교육 차이

2004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지원을 받아 외국팀으로 유학을 갔었다. 프랑스 리그 ‘FC 메츠’라는 팀에 가서 18세 이하 팀 코치를 1년 동안 맡으며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유학을 하기 전에는 축구에 대한 철학과 선수 지도방식이 정립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1년 동안 현지 선수들을 지도하며 축구 철학, 축구를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지를 많이 느꼈고 배웠다. 한국과  유럽의 축구문화는 많이 다르다. 한국은 학교를 바탕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킨다. 유럽은 클럽(CLUB) 중심으로 자유로운 창조성을 가지고 있는 축구를 지향한다. 지도자의 연령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한국은 초ㆍ중ㆍ고 지도자들이 매우 젊은데, 유럽에서는 60세 가량의 분들이 감독을 한다. 자원봉사 형식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어린 선수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 주입식이며 틀을 가지고 압박을 주는 한국과는 달리 유럽은 창조성을 길러 주기 위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FC 메츠’에 있을 때 박지성 선수가 PSV 아인트호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했다. 당시 박 선수의 아버지가 나를 찾아와 팀의 이적에 대해 의논하기도 했다.
나는 “박지성 선수가 네덜란드에서 이미 성공신화를 쓴 것이나 다름 없다”라고 하며 “맨유로 가서도 잃을 게 없다”고 조언했다. 그 당시 첼시의 무리뉴 감독이 히딩크 감독을 통해 박지성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들었다. 첼시는 맨유보다 2백만불 더 많은 제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처음 이적 제의를 한 퍼거슨 감독에게 갔다. 지금도 박지성 아버지와 만나면 “좋은 선택이었다”라며 이야기하곤 한다.
안정환 선수는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못할 때 내가 ‘FC 메츠’에 추천했다. 프랑스 유학을 하며 축구지도자로서의 철학과 선수를 지도하는 방식이 정립됐다.

Chapter 3. 준비는 기본자세, 그리고 존중

2008년 동국대 축구부 감독을 맡은 후, 현재까지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고 있다. 이전의 동국대 축구부는 사실 최상위 팀은 아니었다. 대회 16강 수준의 팀이었다. 그래서 내가 감독이 되면서 팀을 이끌 때 가장 먼저 우리의 자존심, 프라이드를 강조했다.
자존심을 지키려면 팀이 강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항상 선수들에게 기본을 강조했다. 훈련이든 무엇이든 기본적인 자세가 잘 돼 있으려면 10분 전 준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10분 전’ 습관을 잘 활용하면 선수와 마찬가지로 학생들 역시 사회 진출 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우리대학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어 선수들에게 기본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나의 팀이 되려면 ‘팀 위의 팀’이 돼야 한다. 기본자세의 중요성을 통해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할지를 준비하면 무엇이든 원하는 방향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은 존중이다. 내 자신을 낮추고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축구를 비롯한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게 된다. 이것을 몸에 익혀서 사회에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

Chapter 4. 신뢰의 힘과 진정한 리더십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신뢰다.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할 때면 먼저 나와 운동장의 상태를 살펴본다. 상태가 안 좋으면 삽으로 돌을 고르기도 하고 공도 주워오고 샤워장 청소도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팀에만 전념한다. 낮은 자세로 선수들에게 다가갔을 때 신뢰가 쌓인다고 믿는다.
또한 우리 선수들에게 목표를 제시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여러 가지 목표 중에 선수들이 그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개발시켜주고 앞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시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힘들어 했지만 하나의 조직으로 완성되고 선수들과 감독인 나와의 신뢰가 쌓이면서 아주 탄탄한 조직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믿음을 주는 행동이다. 감독인 내가 믿지 못할 행동. 즉, 거짓말을 한다든가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때 선수들과의 신뢰성은 깨질 수 있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군림이 아닌 옆에서 좋은 길로 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기본자세를 잊지 않고 이러한 것들을 전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지도자는 항상 준비할 수 있는 자세와 나를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타인 위에 군림하는 것보단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강한 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과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국대 축구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종필 감독 프로필  
Δ1998~1999 울산 학성중학교, 학성고등학교 축구부 감독 Δ2001년 대한축구협회 U-15 축구대표팀 감독 Δ2004년 프랑스 FC메츠 유소년팀 코치로 유학생활 Δ2006~2007 실업팀 화성 신우전자 감독 Δ2008년 동국대학교 축구부 감독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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