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이 둘러본 세계의 대학 ⑫ 리투아니아 Vytautas Magnus University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Language Friends 프로그램.

에라스무스(Erasmus, 유럽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언어, 문화도 다른 유럽의 7개국 학생들이 스페인의 작은 아파트에 모여 살면서 우정을 쌓고 서로를 배워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The Spanish Apartment)’. 이 영화는 체류 한국인이 약 10명도 되지 않는 리투아니아의 작은 도시 ‘카우나스’로 나를 향하게 했다.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의 주인공인 ‘자비에’처럼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남으로써 견문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약 236개의 전 세계 대학과 교류 협정을 맺어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이 파견되고 있다는 리투아니아의 Vytautas Magnus University (이하 VMU)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자유로운 학문파 VMU
VMU는 1922년 설립되어, 개교 90주년을 맞았다. 대부분 유럽의 대학들은 300년이 넘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와 비교해보면 VMU는 신생 대학 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대학교보다도 자유로운 학문 분위기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대학교로 알려져 있다.
VMU는 리투아니아 내 대학 중에서도 20대 교수의 비율이 가장 많고, 학생과 교수 간의 관계가 매우 밀접한 편이다. 20대 교수의 채용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리투아니아에서도 익숙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VMU는 실력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교수가 될 수 있다고 여겨, 교수 채용에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학생과 교수가 활발하게 토론하는 것은 물론, 교수와 학생이 함께 신입생 환영회 및 학교 축제 공연을 기획에서부터 준비까지 함께 하는 등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대학 축제에서 교수들이 직접 축제에 참여해 학생들과 춤, 노래 등 공연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VMU이다.

▲세계 각 국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색다른 문화와 언어를 공유한 것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다.
글로벌 마인드 함양 중점 교육
VMU는 인문, 예술, 경제, 법학, 이공 등을 포함하여 10개의 학부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사회과학부 내 ‘국제 정치학’(International Relationship) 분야가 강세인 학교이다. 그래서인지, VMU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며 유럽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대학들과 교류 협정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VMU로 공부하러 오는 외국인 학생들의 국적도 다양한 편이라, 다양한 문화권의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의 문화를 접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학기 중에 이 대학교가 협정을 맺고 있는 전 세계 유수 대학교에서 초청된 교수들의 다양한 특강은, VMU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내가 수강했던 저널리즘 강의에는 격주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미국의 미시건대학교 등 유명 대학의 저널리즘 전공 교수들을  초청해, 그들이 제공하는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영어강의, 제2외국어 강조
수업의 경우, 타국에서 온 교환학생이 많고 본교생의 영어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영어 수업이 많은 편이다.
학부 과정과 박사 과정을 포함하여 약 500여개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더불어 영어는 물론, 불어, 독어, 터키어, 그리스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등 25개국의 언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수십 개의 언어 강좌가 매 학기 개설된다. 한국인 교원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한국학의 동유럽 내 본거지도 바로 이곳 VMU이다.
학교 내에는 25개국의 언어 수강을 담당하는 ‘Foreign language center’가 따로 있어, 그곳에 찾아가 자신의 언어 실력을 테스트 한 후 자신의 언어 실력에 맞는 반에 배치 받을 수 있다. 각 언어 수업마다 원어민 교수로부터 배울 수 있고, 회화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용적인 제2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라면 좋은 강좌이다. 나도 교환학생 파견 전까지도 공부했던 중국어를 이곳에서 계속해서 배울 수 있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언어 강좌를 통해 중국인 교수와 회화 위주의 수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 배울 수 있는 기회 제공
전 세계 약 200여 개 국의 대학과 교류 협정을 맺어서인지,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낯설게 느껴지는 쿠바, 우크라이나, 터키, 인도, 아제르바이잔 등 다양한 대륙에서 건너온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학교 측에서는 교환학생들이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최해 주었다. 그 중에서도 ‘컬쳐나잇(Culture Night)’이라는 문화 행사는 매주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그들의 언어와 노래, 춤 등을 함께 배움으로써 그들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또한,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쳐주는 ‘Language Friends’ 라는 언어 교류 프로그램도 매 학기 진행돼, 프랑스인 친구에게 직접 프랑스어를 배우고, 한국어도 가르쳐 주는 등 문화 교류를 통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거의 매일 밤마다 기숙사 주방에서 열리는 친목 파티를 통해 외국인 친구들과 더욱 더 친해질 수 있었지만 말이다. VMU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의 주인공인 자비에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나는 영국인이기도, 덴마크인이기도, 스페인인이기도, 이탈리아인이기도, 프랑스인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내 자신이었으며, 내 자신 또한 그들이 된다”고 외친다. 이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동질감을 느꼈고, 그 과정을 통해 자아도 발견했다는 의미다.
나는 1년 간의 VMU에서의 교환학생 기간 동안 만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친구들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사고 방식과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과정을 통해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배척을 극복한 ‘나’, 그리고 보다 넓은 세계를 배경으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나’이다. 이러한 점에서 VMU에서의 교환학생 경험은 무엇보다도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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