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찬 기자

#1 본관에 입점한 A커피 업체는 지난해 8월말, 2년간 원자재 값이 40%가량 인상되었다며, 우리대학 생활협동조합에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품들의 가격을 10%씩 인상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2 지난해 가격 인상을 요구했던 A업체는 좌석 확장 공사를 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리고 B업체가 입점했다. B업체는 입점과 동시에 가격을 또 다시 스리슬쩍 인상했다. B업체는 A업체의 자회사이다.

 “아메리카노 한잔 값이 학교식당 한 끼 가격과 같은 것은 부담스럽네요” 평소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는 최유진(신방4) 양은 밥값 수준으로 올라버린 아메리카노 가격에 큰 부담감을 드러냈다. 
지난 7일, 관세청은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자료에서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국산 원두 10g(1잔 분량)의 수입 원가는 123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B업체 기준으로 커피전문점들은 아메리카노 한잔에 20배가 넘는 이익을 취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학내 입점업체들의 가격을 책정하고 관리하는 생활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인상과 브랜드 관리비용, 학교 투자비용을 생각하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문제는 학내 입점업체의 커피가격이 학외의 동일업체와 비교했을 때 가격적 혜택이 크게 없다는 점이다. 학교 앞의 한 유명 테이크아웃 업체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학내 커피전문점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을 보인다.

자구적인 가격 인하정책의 부재도 문제다. 외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회용컵 사용 할인혜택을 학내에 입점한 3개 업체 모두 시행하고 있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경제학적 원리에 따라 수요가 많으면 공급자 입장에선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학내 입점업체라는 특성상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진 않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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