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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愛藏書(애장서)] ‘秘(비)’가 붙은 冊子(책자)도作物(작물)관계는 거의 完備(완비)
  • 金熙泰(김희태)
  • 승인 1971.10.18
  • 호수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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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옛날에 大學校(대학교) 農學科(농학과)를 나왔다. 지금도 학생들에게 항시 이야기하고 있는 일이지만 學士課程(학사과정)인 대학교를 나올 때는 전공과목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예사다. 간혹 가질 수 있는 학생이 있다면 드물게 볼 수 있는 다행한 학생의 한 사람이라 해도 무방하다.
  대부분의 학생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이면 별문제로 하고 졸업하고 난 다음, 직장에서의 그 담당하는 그 일이 전공이 되는 것이 보통이라 여겨야 한다.
  나도 흔한 사람의 하나였다. 대학교를 나와서 일하러 간 자리가 水稻作(수도작)을 공부하는 일터였다. 여기서 3~4년을 지내고 보니 안다는 것은 水稻作(수도작)이고 그 당시는 分斷狀態(분단상태)가 아니던 관계로 남북한의 水稻作(수도작) 槪況(개황)을 분명히 파악했다는 자신을 가지게 되었다.
  농학과의 전공학문을 세분하면 한량이 없겠지만 크게 나누어 四部面(사부면)이다. 그 부문의 일부가 전공으로서 환경이 만들어준 셈이다. 당시의 제2차 대전 말기라 外書(외서)는 구할 길이 없고 한국서적은 다소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없는 상태였으므로 그야말로 日書(일서)의 연구논문에서 小冊子(소책자)ㆍ단행본ㆍ叢書(총서) 등 이 방면의 서적을 약간 구비하게 되었다. 자기 마음에 학자란 이런 생활을 하는 종류의 사람이구나 하는 표현하기 힘든 감상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나도 이제는 책을 약간 모았으니 ‘金熙泰藏書(김희태장서)’라는 분에 넘치는 네모난 나무도장 큰 것을 그 당시 二圓五○錢(이원오○전)을 주고 하나 새겨 각 권마다 앞뒤로 찍어 보았다.
  물론 人文系學問(인문계학문)에서 희귀한 책 하나를 가지면 富者(부자)라는 말을 듣지만 그런 책은 한 권도 없었다. 또 있을 리도 없다.

  그러다가 전쟁이 끝나고 美軍政權(미군정권)이 설치되어 農林部(농림부) 米産係長(미산계장)이란 작은 감투를 쓰게 되었는데 36년간 日政時(일정시)의 한국 水稻作(수도작)에 관해 그네들이 생각보다도 훌륭하게 조사, 試驗硏究(시험연구)한 바 그 기록이 보통 冊藏(책장)으로 열 개 이상이나 되어 있어서 그것을 다시 내가 한국인의 입장에서 정리조사를 약 2년간 하였다. 그 기록을 갖게 되니 그 當時(당시) 氣分(기분)이 韓國(한국) 水稻作(수도작)에서 韓國(한국)사람으로서는 내가 最高權威者(최고권위자)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때의 記錄(기록) 일부는 현재도 소유하고 있으나 科學(과학)에 있어서 오늘의 名著(명저)는 내일의 名著(명저)가 아니라는 말이 이 한국수도작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현재는 수도작의 옛이야기의 한 材料(재료)나 될 밖에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이로부터는 水稻作(수도작), 田作(전작), 特用作物(특용작물), 飼料作物(사료작물) 등 이 네 가지에 관하여 越味(월미)라는 것보다도 職業上(직업상) 必要(필요)에 應(응)하기 위하여 餘他(여타) 3개과목이 水稻作(수도작)의 三寸(삼촌)보다도 二寸(이촌)에 가까운 관계도 있고 해서 이들 種類(종류)에 대한 論文(논문), 小冊子(소책자), 統計書(통계서), 單行本(단행본), 叢書(총서) 등 韓國(한국) 것은 물론 英(영), 日書(일서) 등 수집을 하여 그것도 여러 해를 지내는 중에 이제는 나의 서재에서 作物(작물)에 관한 의심스런 點(점)이 있으면 대개는 찾아보아 알 수 있는 서적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여러해 전부터의 생각이지만 나의 서재에서 이 네 가지 學問(학문)에 關(관)하여는 多少(다소)라도 不足(부족)을 느끼지 않을 程度(정도)의 각종서적을 具備(구비)시키는 것을 目標(목표)로 하고 있으며 將來(장래)도 그러할 豫定(예정)이다.
  “당신은 愛藏本(애장본)을 이야기 하면서 數十年(수십년) 農學(농학)에 關係(관계)하고 그 方面(방면)의 稀貴本(희귀본)하나 없느냐”하는 물음이 나올지 모른다.
  現在(현재) 新築(신축)하지 않은, 前(전)부터 있는 中央廳(중앙청)의 上層(상층)이 農林部(농림부) 米産係(미산계)가 있었는데 우연히도 내가 그 書類(서류)를 整理(정리)리하고 난 뒤 하루 밤 사이에 그 房(방) 一帶(일대)가 廢紙(폐지)로써 大盜難(대도난)을 당했으니 日政三十六年間(일정삼십육년간)의 水稻種子更新(수도종자갱신) 計劃實施(계획실시) 等(등)에 관한 內容(내용)은 現在(현재) 나만이 保管(보관)하는 셈일 것이고 또 舊(구) 總督府(총독부) 時代(시대)의 ‘秘(비)’가 붙은 農業統計冊(농업통계책)이 하나 있는데 이 책은 存在(존재) 場所(장소)를 分明(분명)히 하라는 조건 붙은 冊(책)이다.
  貴(귀)한 冊(책)을 못 갖고 있는 理由(이유)는 學問(학문) 自體(자체)의 特異性(특이성) 대문인 것으로 알고 自慰(자위)하고 있는 바이다.

 

金熙泰(김희태)  農林大(농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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