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임젠의 김기동 대표이사를 만나다

배아 줄기세포의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 2월 우리학교 일산병원과 협력체결을 맺은 ‘임젠’이 있다. 임젠은 2002년도에 설립되어 줄기세포와 바이오 에탄올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세포 치료제를 만들어 내고 나아가 세대를 걸쳐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며 ‘임젠’을 이끌어 가는 김기동 대표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성체세포의 역분화 과정.
- 역분화 기술을 쉽게 설명한다면.
= 역분화 줄기세포란 성체세포가 줄기세포로 변화된 것이다. 성체세포란 갓 태어난 아이처럼 완성된 세포를 말한다. 성체세포 고유의 프로그램을 유도물질로 자극해 변화시키면 줄기세포의 특징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변화된 성체세포는 신경세포, 근육세포, 지방세포 등이 될 수 있다. 세포가 유도물질에 자극받아 줄기세포가 되는 것이기에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기술을 역분화 기술이라 부르며 유도분화라고도 한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채택할 수 있는 줄기세포의 수가 많고 다른 기술에 비해 치료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 또한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성체 세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아니라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천기술이라 주장 할 수 있는 기술이다.
 


- 우리학교와 역분화 기술을 공동 연구하게 된 이유와 줄기세포 은행의 운영방안은.
= 현재 양측이 가지고 있는 연구 및 연구 환경,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타 학교에 비해 매우 높았고 굳건했다. 현재 의약품산업의 돌파구가 세포치료제라는 점과 세포치료제가 향후에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기술, 역량에 대한 더 큰 가능성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 공동연구를 하게 되었다.


줄기세포은행은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세포를 보관 하고 이것을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일을 한다. 은행으로 치면 체세포가 현금인 것이다. 성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유도 분화시킨 후 환자의 치료목적에 맞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일까지 줄기세포은행에서 담당한다. 줄기세포은행은 일산병원에 공사 중이며 다음 달에 개원 할 예정이다.
 


-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임젠의 사업은.
=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의 카타르 재배와 바이오 에탄올 제작 사업뿐만 아니라 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메디컬 클러스터란, 의학이라는 하나의 목표아래 치료기관과 신약개발사업, 산학집단이 모여있는 ‘단지’이다. 임젠의 세포치료제 개발과 인산의 세포은행, 클리닉 셋의 연계도 작은 클러스터라고 볼 수 있다. 해외로의 교통이나 배후조건이 좋은 일산을 거점으로 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다.


-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 연구소에 있을 당시 학내벤처에 관여하게 됐을 때부터이다. 우리는 생물학을 기초 학문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옛날에는 화학이 기초학문이었지만 연금술이 발달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발달되었다. 이처럼 지금은 생물학이 산업적으로 역할을 넓혀가는 시기이다. 문제는 이를 이끌어갈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상업적인 측면까지 성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꿈을 가지게 될 것이라 기대하며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참고 기다려라’이다. 아직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역량과 규모는 작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십대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지적 환경과 인적자원을 활용하면 앞서나간 서양의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수십 수백 개의 연구가 계속되면 나날이 뛰어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자연스럽게 보다 많은 사람이 연구와 사업에 참여하게 되고 성공의 기회가 더 많아 질 것이다. 우리가 인내심과 노력을 가지고 끈을 놓지 않는다면 분명 성공 할 수 있다.
 


- 발전하는 동국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 나는 주위사람들에게 사람은 45세를 기점으로 전ㆍ후의 삶이 다르다고 말한다. 45세 이전까지는 가정 상황, 토익ㆍ토플점수, 학벌로, 45세 이후에는 그때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가지고 승부를 보는 것이다. 동국대가 100년을 넘어섰는데 그동안 좋은 경험도 나쁜 경험도 있었을 것이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지나 온 것이 아니기에 그 시간을 살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발전방향보다 과거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면 더욱 발전하는 동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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