俱舍學(구사학) 30年(년)의 結實(결실)

  ‘아우구스티누스’의 ‘神國論(신국론)’이 초기 기독교의 사상을 조직화하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집대성한 것이라고 한다면 ‘바스반두(世親(세친))’의 ‘阿毘達磨(아비달마) 俱舍論(구사론)’은 부파불교의 교리사상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불교교학의 ‘엔사이어크로피디아’라 할 수 있겠다.
  불교교학의 분석적 연구방법은 부처님 재세시부터 비롯된 것은 저간의 사실이다. 즉 集異門足論(집이문족론)(舍利弗(사리불)) 法蘊足論(법온족론)(六目(육목)건連(련)) 施設足論(시설족론)(迦多延那(가다연라)) 등이 저술되어 불교의 철학적 체계를 모색하고 새롭게 해석하려는 아비달마(論(론))의 출현은 자못 의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불교의 有論的(유론적)해석방법을 논리정연하게 조직구성하고 근본자료에 의거하여 해석학을 저술한 것은 어느 누구에 못지않게 바스반두의 업적이 아닐 수 없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흔히들 불교에 입문하자면 ‘俱舍八年唯識三年(구사팔년유식삼년)’이란 말이 회자될 만큼 俱舍(구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불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어루만지는 격이라 하겠다.
  아무튼 소승 有部敎學(유부교학)의 집대성인 구사론은 불교의 우주론, 시간론, 心性論(심성론), 佛身論(불신론) 등 다양하게 주석논파 하였으며 구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본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철학적인 논지를 전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저자 金東華(김동화)박사는 한평생 구사와 유식과 더불어 생활하고 구사를 천착하기 30여년을 바쳤다.
  이는 구사 8년보다 네 곱이나 많은 시간을 온축시킨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하면 俱舍學(구사학)은 宇宙論(우주론)을 現存的(현존적) 입장에서 탐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時間論(시간론)의 체계와 元索(원색)의 極微論(극미론)은 現代科學(현대과학)에 관계될 수 있는 論證(논증)이라 할 수 있다.
  불교를 처음 대하는 분은 누구를 막론하고 不立文字(불립문자)나 見性成佛(견성성불)의 현학적 회론에 말려가기가 쉬운데 원시불교의 有論的(유론적) 체계를 자기 속에 정리함으로 大乘佛敎(대승불교)의 空(공)과 中道(중도)의 妙用(묘용)을 이해하는 一助(일조)만이 아니라 佛敎入門(불교입문)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끝으로 俱舍學(구사학)을 한생을 다하여 집필하시고 후학을 위하여 上倖(상행)하여 주신 金東華(김동화)박사님의 法施(법시)를 기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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