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興(중흥)의 ‘비전’ 향해 前進(전진)

  친애하는 동국인 여러분!
  1960년대의 전 동국인의 의지는 도약을 위한 건설과 校地(교지)의 확장, 그리고 교세의 신장에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東國(동국)의 중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왔던 것입니다. 이 ‘자각된 中興(중흥)의 意志(의지)’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니 공무원교육원의 매입, 운동장의 건설, 사대의 신설, 교사의 중축, 定員(정원)의 증가, 교육의 질적 향상 등은 그 좋은 본보기라 하겠습니다. 이는 오로지 종단과 재단의 적극적인 밑받침, 그리고 여러분이 刻苦勉勵(각고면려)한 功(공)이라 생각하며 특히 60년대 후반은 동국史上(사상) 빛나는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제 새해, 새 아침, 내외로 대망하는 70년대의 초를 맞이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깊이 연구하고 도한 무엇이든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앞으로 10년, 우리들은 세계사의 흐름을 豫診(예진)하고 통찰하며, 민족이 지향하는 바를 자각하여, 여기에 교육의 참된 이상을 구현시킬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임은 물론, 동국이 심어야할 씨는 어떤 種(종)이며, 거두어야할 열매는 무엇인가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모든 부면에서 고도성장을 자랑하는 현대사회의 전진적 勢(세)를 따르지 못하고 다시 낙후의 오명을 어쩔 수 없이 받게 될 것입니다.
  본인은 이러한 각성 속에서 오늘 여러분에게 ‘70년대 동국의 비전’을 제시코자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60년대에 가졌던 ‘중흥의 의지’에 이어 다시 가져야할 ‘전진의 결의’라고 굳게 믿는 바이며 또한 종단과 재단의 일치된 총력의 경주와 여러분의 창조적 노력을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로 한다는 점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첫째, 醫學(의학)부문의 개발(의과대학신설)입니다. 다시 강조할 필요도 없이 본교는 부처님의 자비정신의 구현을 교시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정신문화의 지주가 되어온 불교, 이를 근대화하고 발전시켜야할 아카데미즘적 포교의 사명을 짊어지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본교의 사명을 가장 적절히 달성시킬 수 있는 길은 불교대학의 이어 의료부문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자비는 중생을 구원하는 것이니, 병고에서 허덕이는 수많은 생명을 건지는 종합의료시설이야말로 그 크신 뜻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즉 한국불교종단에 종합병원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대되어 가고 있으며, 동시에 의과대학의 설립도 불가결하게 되었습니다.
  종단의 濟世的(제세적) 의무와 아울러 본교도 유니버시티로서 醫大(의대)는 뺄 수 없는 요소가 되었고 나아가서 한국의학의 발전을 위하여도 우리가 기여할 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대의 설립을 위해 人的(인적)자원의 확보와 막대한 재원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나, 종단과 재단이 일치된 총력을 기울인다면 불가능한 문제도 아니리라는 전제 밑에 구상의 일단을 피력하는 바입니다.

  둘째, 藝術大(예술대)와 家政大(가정대)의 설립입니다. 본교는 금년에 불교대에 美術學科(미술학과)를 신설, 불교예술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할 것을 목표로 한 것인데, 본인은 이를 발판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예술대학을 설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은 인간문화의 핵심이며, 가장 훌륭한 창조적 활동인 것입니다. 특히 본교는 불교정신에 뿌리를 두고 자라온 민족의 고유한 예술을 발흥시켜야 할 지도적 위치에 서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화와 균형 있는 사회의 형성을 위하여 여성교육의 신장이 더욱 절실한 점을 감안할 때, 家政大學(가정대학)의 설립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셋째, 綜合藝術館(종합예술관)(가칭)을 건립하는 일입니다.
  불교근대화를 기하고 학생과 교수의 학구적 요람이 될 수 있는 현대적 시설의 매머드 종합예술관(가칭)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던 바입니다.
  불교방송국, 실내체육관, 불교회관, 講院(강원), 禪院(선원), 박물관, 학생휴게실, 도서실, 각종 오락실, 전시장, 회의장, 연구실 등 모든 학구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이 건물의 증축 역시 어려운 일이긴 하나 동국의 모든 힘을 총동원한다면 실현될 것입니다.

  넷째 內實(내실)을 기하며 학구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모든 우리들의 설계와 희망의 달성을 위한 그 기초 작업으로서 우리는 금년부터 무엇보다도 內實(내실)을 위주로 하는 모든 행정질서를 세워야 하며 학구에 몰두하는, 즉 연구제일주의를 지향해야하겠습니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와 봉사적 기능을 생명으로 하는 곳입니다. 이미 이루어진 지식의 傳授(전수)와 탐구를 통하여 미지의 영역개척을 주안으로 삼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야한다는 책임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한편으로는 연구업적을 높이는 데서만 그 존재가 인정됩니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본분에 입각하여 학문을 배우고 소화하여 창의적으로 응용할 만한 자질을 갖추어 갈 때, 비로소 대학생으로서의 명예를 누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동국이 이상으로 삼고 추구해온 것도 진리에의 정진이었고 그 가운데서 학풍이 도도히 형성되어왔습니다.
  이 동국의 학풍이 사회를 선도하고 봉사적 기능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최대 목표입니다. 따라서 새해부터는 교수들에게는 적절한 연구비의 지급으로 학구에 대한 열의를 고취시킬 것이며 업적을 중심으로 한 평가제도가 고려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지급과 해외진출의 기회를 부여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보도 등을 통하여 동국의 기풍을 더욱 새롭게 하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사대부속 중ㆍ고를 육성하여 본교의 중등교육의 기초를 굳히게 할 것이며 전국의 각 종립학교와도 횡적인 유대를 강화하여 종립학교 전체의 질적 향상을 도모코자 합니다.
  또한 전교직원에 대한 대우의 개선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혀둡니다.
  이상 본인은 70년대에 가져야할 동국의 비전을 밝혔거니와 아무쪼록 종단과 재단 및 대학의 일치된 단결과 협력으로 이 거룩한 佛事(불사)가 소원 껏 성취되기를 부처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비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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