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019.9.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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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제26회 동대문학상 시 장원

잠깐이지만

아무도 손아귀에 쥔 돌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돌 자신조차도

이날 서 있는 것이 어려워졌다
진열대에다 그릇을 나란히 놓는 게 힘들어졌다
돌이 있었는데, 모두가 달력에 숫자를 모아 놓았는데
새로 구한 유리 물병이 문득 오래되었을 때

나는 돌들에게로 내려갔다
털이 촘촘히 자라나는
나무 상자 속에 든 추위를 생각했다
몇 개의 형틀과 붉은 카펫

나는 알아요, 모두의 맨발이 얇고
오래된 집의 마룻바닥을 둥글게 한다는 것
발과 보석이 가진 고통은 흔한 것이어서
아무런 장식 없이도 두개골은 아름답다는 것

나는 또 걸어다닌 길이만큼 늘어난 모피를 생각했다

놋쇠반지가 비워둔 좁은 구멍이 있고
그 안에서 흰 돌을 끊임없이 골라내고 있었다
팔 없는 사내가 오고 있었다
물떼새가 죽고 있었다
팔 없는 사내가 오고 있었다

물떼새가

아무도 돌에게 차례를 주지 않았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걸려 넘어지는
하룻밤 새 늙어버린 돌을 수명
죽은 내가 죽은 사실조차 기어나지 않게 되는 때

 

동대신문  dgupress@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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