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동대학술상 인문과학 부문 심사평

‘백제 사비시대 정국운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최근에 발견된 미륵사 서탑 사리봉안기를 통해 기존의 역사 인식의 오류를 지적하는 논문이다. 기존의 역사인식에 따르면 백제 무왕이 귀족 세력을 누르고자 자신의 기반이 되는 익산 경영을 시도하였고 이것이 무왕의 왕권강화로 이어졌다. 본 논문은 귀족 세력인 사씨 가문이 익산 경영의 핵심이며 미륵사 건립의 주체라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본 논문은 구체적인 역사 사료에 근거해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논문으로서의 기본적 가치가 있다. 둘째로 본 논문은 기존의 통설로 인정되어 오는 학설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역사 인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또한 학계의 학설을 과감하게 공격하는 젊은 학부생의 기개도 높이 살만하다. 새로운 학설과 견해는 비판적인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나은 논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머리말의 문제의식이 본론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II. 사비로의 천도과정과 왕권의 강화는 전체 구성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사료된다. 사씨 세력의 성장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논문에서 논지의 전개와 상관없는 겸양의 말이나 필자의 감흥을 드러내는 표현들은 제거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남종국 (사학과 교수) 황훈성 (영어영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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