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을 버리고 친숙함으로 돌아온 배우 고현정(연영94졸) 동문 인터뷰

매년 연극학부 후배들을 위해 ‘고현정 장학금’을 쾌척하는 등 남다른 애교심을 보여준 고현정 동문. 고현정 동문은 지난 12월 14일 열린 동국인의 밤 행사에서 ‘동국을 빛낸 연예인상’의 1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많은 후배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며 “그 길을 밝혀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밝힌 그녀. 한국 최고의 배우 고현정의 학창시절과 연기 철학을 들어봤다.


봄. 고현정에게 돌아온 제2의 봄날
지나간 봄은 다시 돌아온다. 시청자에게 고현정은 ‘봄날’을 통해 봄처럼 돌아왔다. 전성기에 은퇴를 선택해 충격을 주었었고, 복귀작에서 선택한 캐릭터도 파격적이었다. 기존의 귀티나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놓아두고 돌아온 그녀. ‘봄날’에서 그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푼수, 동네 누나였다.
“고현정은 뜨겁고 열정적인 배우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최민식(연영89졸) 동문은 배우 고현정을 이렇게 평가했다. 고현정. 그 이름만으로 대중들은 작품을 믿고 신뢰한다.

여름. 다양한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다
모래시계를 끝으로 연예계를 은퇴했던 그녀가 2005년 ‘봄날’을 통해 다시 돌아오자, 대중들은 푼수, 동네 누나로 돌아온 그녀를 환호했다. 성공적으로 복귀한 뒤에도 다양한 작품활동을 통해 그녀만의 색깔있는 연기를 계속해왔다. 2009년에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신라 최고의 여성지도자 ‘미실’역할을 맡았고, 2010년에는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서혜림’으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줬다.
드라마에서 고현정은 여성지도자의 표상이었다. 정치계에서 러브콜도 많았을 터. “제가 정치하는 걸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요? 정계진출 제안은 없더라고요~” 호탕한 웃음을 짓는 고 동문이다. 이어 “저는 정치 쪽에는 크게 관심도 없고 단지 캐릭터만 ‘미실’과 ‘서혜림’을 맡았을 뿐이에요. 정계 진출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가을. 대학에 입학한 미스코리아
고현정 동문은 1989년 제33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제가 미스코리아 나간 데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어요. 전 세계를 돌며 ‘미의 사절단’으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면서 국위선양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미스코리아 수상 이후 각종 CF와 드라마의 섭외가 끊이질 않았다. ‘연기 잘하는 미스코리아’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그녀는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대학 입학 전부터 이미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던 고 동문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캠퍼스 낭만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저도 캠퍼스 낭만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부분이 아쉬워요. 하지만 당시 하이틴 스타로 활약했던 (이)미연이에 비하면 저는 일반 학생이었거든요.(웃음) 스케줄을 제외하면 학생의 본분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한 번 지나가면 다시 경험하지 못할 20대의 캠퍼스 생활인데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겨울. 연극영화학과 31기 고현정
“안녕하십니까! 연영과 31기 고현정입니다.”
지금은 연예계의 빛나는 별이자 없어서는 안될 스타다. 하지만 20여 년 전에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지나갈 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고 동문은 “아침 7시까지 연습실 청소에 못나오면 전체가 혼났기 때문에 열심히 나가려고 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극영화과 내의 규율이 엄했거든요. 지금도 그런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네요.”
스무살, 고현정의 캠퍼스 생활은 어땠을까? 고현정 동문은 갑자기 생각난 듯 손뼉을 치며 답했다. “한 번은 필수교양 과목 시험을 치르다 몰래 컨닝을 한 적이 있어요(웃음). 컨닝을 하다가 교수님께 걸렸는데 교수님이 한마디 하시는 거에요. ‘거기 미스코리아 학생, 뒤로 가서 손 들고 있어’(웃음).”
고현정 동문에게 대학은 특별한 존재였다고 한다. “학교는 안전지대와 같은 방패 역할을 하죠. 든든한 교수님과 선배님들의 지원이 있기에 내공을 쌓기 전까지 스스로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부 연예인 출신 학생들의 출석률 저조에 대해 고 동문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본인 몫이죠. 학교 강의를 듣고 안 듣고를 문제삼기보다 학교에 안 나오는 대신 그만큼의 성과가 있는 일을 하나 안 하나가 본인에게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다시 봄. 앞으로 ‘GO’ 할 일만 남아
1990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말숙이 역할로 연기를 시작한 후 그녀는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고현정.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그녀의 이름 석 자가 갖는 의미는 자못 클 것이다. 혹자에게는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식있는 대학생 혜린(모래시계, 1995)으로, 실어증에 걸린 비련의 여성(봄날, 2005)으로, 또 혹자에게는 신라시대 최고의 여성권력자 미실(선덕여왕, 2009)로,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대물, 2010)으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는 영화 ‘미쓰GO’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박신양(연영92졸) 동문 등 우리대학 동문들을 주축으로 제작을 시작했는데,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리게 된 공황장애 환자가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하는 액션코미디 영화다.
“2012년에 준비 중인 계획들이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는 영화도 잘 되었으면 하네요.”
동국을 빛낸 연예인을 넘어 한국을 빛내는 연예인으로 거듭날 고현정 동문을 기대한다.

이준석 수습기자 stone@dongguk.edu

고 현 정  1971년 전남 화순출생, 1990년 연극영화학과 입학(1994졸업)

<주요 활동 및 수상내역> △1989년 제33회 미스코리아 선 △1991년 여명의 눈동자 △1992년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1995년 SBS 모래시계 △2005년 SBS 봄날 △2009년 ‘선덕여왕’, MBC 연기대상 대상, 방송인상 방송연기자상 △2010년 ‘대물’, SBS연기대상 대상, 한국방송대상 탤런트상,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한국PD 대상 탤런트 부문 출연자상 △2011년 제1회 동국을 빛낸 연예인상 △미쓰GO (2012년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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