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환 스님

늘 새해가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일 년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대체로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 용두사미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중국엔 이런 속담이 있다. ‘한 시간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 행복하려면 유산을 받아라. 그리고 평생 행복하려면 네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도와라’는 것이다. 이 속담처럼 나눔을 통해 평생 행복을 얻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새해는 용의 해이다.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라고 한다. 용은 좋은 데만 쓰이는 말이다. 임금님의 얼굴은 용안이라고 한다. 내년에 용안을 가지려면 많은 덕을 베풀고 사람들을 많이 용서하고 내 안으로 끌어당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용안을 만든 후엔 용덕을 쌓아야 할 것이다. 용덕은 많이 겸손할수록 쌓인다. 용덕을 쌓다 보면 용위, 즉 용의 자리에 올라가고 용의 위풍을 갖추게 된다. 용위는 자기가 용써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남들이 올려주는 자리이다. 용위에 앉아 용안의 얼굴을 하고 용덕을 갖추는 리더가 많아진다면 전 국민이 흑룡의 해에 멋지게 승천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주저하기 마련이다. 주저함은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서 언제나 비효과적인 결과만을 낳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창조하는 데에는 하나의 기본적인 진실이 있다. 이 진실을 모르면 수많은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멋진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 진실은 바로 결행의 순간에 그 결정으로부터 모든 사건의 흐름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생각하지도 못한 기회를 얻을 수도, 그리고 꿈도 꿔보지 않았던 물질적 지원이 밀려와 무엇을 할 수도, 무언가를 꿈꿀 수도 있을지 모른다. 일단 시작하라. 용감함에는 천재성과 힘 그리고 마술이 들어있다. 지금 시작하라!

그리하여 모두들 멋지게 날아오르는 각오를 다지자. 특히 용과 관련한 제일 좋은 말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모든 것이 완성된 후에 자신의 열정을 가지고 나다운 점을 딱 찍는 게 바로 화룡점정이다.
내년 흑룡의 해에는 모든 일이 다 잘되고 동국인다운 열정의 화룡점정을 찍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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