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세계인 혜초스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⑩ 좌담회 - 혜초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것인가?

이번호를 끝으로 9회에 걸친 혜초원정대 연재기획시리즈를 마친다. 한국 최초의 세계인 혜초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취재하며 혜초스님의 구법승의 길을 통해 우리대학의 동국정신을 재정립하는 계기였다. 이번호에서는 혜초원정대원들의 취재후기를 좌담회의 형식을 빌어 싣는다. 원정과정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관계자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  - 편집자
 
일 시   2011년 12월 23일 (금)
장 소   동국미디어센터장실
참석자    윤재웅 단장(전략홍보실장ㆍ국어교육과 교수), 유권준(전략홍보실), 백순욱(미디어센터 컨설턴트), 정혜승(사학3), 김용진(신방3), 최진아(경영3), 이우성(역교3), 강윤정(한국화 3)
사 회   고석현 (본사 편집장)

 

▲사회 = 혜초원정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윤재웅 = 역사 속 혜초선사와 우리가 불교의 가르침 속에서 정신적 일체감을 느끼기 위한 도전이었다.
이 길을 처음 간 혜초선사의 정신을 받들어, 13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새로운 개척에 성공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혜초선사의 용기, 도전 정신은 우리대학과 매우 걸 맞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동문들이 관심을 표하며 혜초원정대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사실 대학에서 가르치는 학문은 대부분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학생에게 함양시키는 것이다.

▲사회 = 혜초원정대를 다녀오고, 한 학기를 보내며 본인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우성 = 혜초원정대는 내 인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각이 되었다. 이번 학기를 보내며 원정 중의 추억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마음속 어딘가 혜초원정대라는 추억이 갈무리된 모양이다. 이 조각을 통해 더 나은 내가 될 것이다.
△김용진 = 불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이번 학기에는 불교청년지도자 활동을 하며 지냈다. 사실 이번 학기 내내 혜초원정대가 그리웠다. 혜초원정대 준비기간에 느꼈던 설렘, 살인적인 더위와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들었던 한국 생각,(웃음) 여정의 끝에는 이 길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최진아 = 내가 얼마나 좁은 공간에서 편협한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점은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내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만약 이런 기회가 다시 온다면 많은 준비를 해서 멋진 도전을 하고 싶다.
△강윤정 = 과감한 기법을 이용하여 나의 전공인 그림에 몰두했다. 혜초선사의 길을 따라 걸으며 얻은 용기 덕분에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혜초원정대의 하루하루는 내게 도전이었다. 나의 부족함을 알 수 있었고 이런 부족함을 공동체를 통해 채워가는 법을 배웠다.

▲사회 = 원정대를 준비하며 무엇을 배우고자 했고 어떤 계획을 했는가?
△윤재웅 = 먼저 혜초선사의 업적, 역사 자료부터 시작하여 탐사 지역의 기후, 문화 등 여러 가지 제반 조건들에 대해 꼼꼼히 조사했다. 단발성으로 끝내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결과물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오랜 고민 끝에 하나의 콘텐츠를 이용해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계획했다. 달력이 제작됐고, 사진 전시회 등이 준비 중에 있으며 현재 결과물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최진아 = 여정 당시 혜초선사는 20대인 우리 원정대원과 비슷한 나이였다. 과연 현대를 사는 우리가 혜초선사와 같은 길을 걸으며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준비를 하며 알게 된 고된 원정길에 놀라기도 하면서 혜초선사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 =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강윤정 = 중국팀에서는 음식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설사는 물론이며 계속 밥을 거르다 보니 탈진까지 했었다. 준비부족으로 인해 유적을 보기만하고 그냥 돌아서야 했던 일이 많았다. 다음부터는 처음 일정을 짤 때, 학생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면 학생들 스스로 좀 더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진아 = 1300여 년 전 혜초스님의 여정은 사실 문헌에 잘 드러나 있지 않다. 그래서 혜초선사의 여정과 실제 원정지를 연결짓는 것이 어려웠다. 현지에서도 관련 자료가 거의 없어 유적지나 문화재 취재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

▲사회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우성 = 마애불상에서 108배를 했던 일이다. 사실 108배를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부처님께 간절히 빌었다. 왜냐하면 그곳이 폭탄과 총격이 다반사인 위험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가 108배를 하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그날 밤, 정각원장님은 총소리를 들었다고 말씀하셨다. 간담이 서늘했다.(웃음)
△최진아 = 겐지스강 근처에서 화장(火葬) 하는 모습이다. 사색에 젖을 수 있는 평화로운 겐지스강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막상 도착해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 장작과 시체가 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주변에는 까마귀가 날아 다녔고 타는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흔히 겐지스강이 죽음과 삶의 경계라는데 정말 죽음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유권준 = 원정대의 일부 구간은 최근 몇 년간 한국인이 통과한 사례가 없는 지역이었다. 그 구간을 거쳐 원정을 할 수 있는지 수차례 조사했지만 확신이 어려웠다. 직접 가보니 원정대가 도착하기 전 도로가 끊겨버렸다. 낭떠러지 옆에 산길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는데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위험한 구간이었다. 다행히도 무사히 그 길을 건넜지만 정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 혜초정신을 통해 우리대학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은?
△윤재웅 = 학생들이 도전정신을 키웠으면 한다. 인생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것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만 급급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혜초선사를 비롯해 이러한 도전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롤 모델은 매우 다양하다. 큰 꿈을 가지고, 불가능한 것이라도 도전하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세상에 순응하지 말고 세상을 바꾸라는 뜻이다. 이러한 용기는 여러 도전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다.
△백순욱 = 요즘 학생들의 문제는 본인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혜초선사가 목숨을 내놓을 만큼 위험한 곳에 왜 갔겠는가? ‘하고 싶어서’ 라는 대답이 가장 알맞다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이 안정된 길만 추구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길이 재밌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유권준 = 많은 사람들이 성공사례를 분석하며 답습하지만 우리가 도전해야 할 우리만의 길이 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길로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새로운 길을 걷고 도전하는 것, 그것이 혜초선사의 가르침이다.

▲사회 = 각자가 생각하는 혜초정신은?
△윤재웅 = 혜초정신은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다. 일상에 젖어 있던 평범한 생각, 관습에 젖어있던 삶의 태도를 바꾸고 매일같이 새롭게 변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삶의 원칙이자 본질임을 깨닫고 스스로 변화의 주인이 되어서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김용진 =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힘든 구법 여정에서 고난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정신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우성 = 열정이다. 열정이 없었다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혜초정신은 나아갈 수 있는 힘이다.
△정혜승 = 자존감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정신이다.
△강윤정 =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나의 공부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스스로의 내면을 갈고닦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혜초선사처럼 여러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야 말로 위기지학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유권준 = 작주(作主)정신 즉, 스스로 주인이 되는 것이다. 가는 곳곳마다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고 자기가 무엇인지 참된 자아를 찾는 것이 결국 혜초선사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남들보다 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작더라도 자신의 색깔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1300년 뒤에 왕오천축국전으로 다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혜초선사가 추구했던 자신만의 길 때문이었다.

▲사회 = 혜초원정대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오늘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장익현 수습기자 and@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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