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이 둘러본 세계의 대학 ⑨ 미국 Angelo State University

1년 동안 유럽에서 국제기구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뒤, 가만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여간 좀이 쑤시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영어실력과 국제화 역량을 높이겠다는 거창한 목표아래에 교환학생 지원을 결정했다. 다시 유럽으로 가볼까 고민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왔던 자유로운 미국대학 학풍에 대한 동경으로 결국 미국행을 택했다.

사회기여 높은 서부 최고 주립대학
내가 2학기 동안 정규 교환학생 과정으로 수학했던 안젤로 주립대(Angelo state universityㆍ이하 ASU)는 텍사스 서부에 위치한 San angelo라는 소도시에 있는 주립대학이다. 종합대학으로 우리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전공학과들이 개설되어 있고 특히 간호학으로 유명해 소도시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텍사스 주에 있는 다른 큰 도시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상당하다.
학생들의 사회기여도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 가히 미국 서부 대학 중 최고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다. ASU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1년 정규 교환학생과 △대학수업을 어학코스 과정 후 수학하는 하이브리드(hybrid) 과정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들은 자신의 영어실력을 고려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영화관련 수업으로 포괄적 지식 늘려
영화광이면서 미래에 영화산업에서 일할 것을 꿈꾸는 나는 세계영화산업의 중심인 미국에서 영화와 관련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비평 수업을 수강하면서 미국영화사와 산업에 초점을 맞춘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또한 미국에서 바라보는 세계영화의 기조와 중요도도 알 수 있었다.
교수님의 일방향식 강의가 주를 이루는 한국의 대학과는 사뭇 다른 자유로운 토론수업 문화는 매우 신선했고, 자연스럽게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
물론,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대학의 글쓰기 양식을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대학 기준 글쓰기 양식은 APA(미국 심리학회가 상세히 규정한 학술지 논문 형식)를 바탕으로 한 줄의 인용 심지어 요약문까지도 일일이 주석을 달아야하는 매우 엄격한 형식적 글쓰기였다. 내용보다도 양식 지키는 것이 더 스트레스로 다가올 정도였다.
물론 이런 인고의 시간을 지냈기 때문에 마지막 학기에는 아름답고 유려한 10페이지의 최종 영화분석 리포트를 제출할 수 있었다. 미국 유명 영화감독 우디앨런(Woody Allen)과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의 매력에 대해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대학의 영화비평 수업을 듣기를 추천한다.

재즈동아리 활동으로 소중한 추억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쳐왔고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재즈는 가장 미국적인 음악으로 특히 밴드활동을 하는 것은 다시는 없을 기회라 생각해 도전했다. 이 ASU 재즈밴드는 Jazz ensemble 이라는 음대수업에 등록한 뒤 오디션에서 교수님께 합격점을 받으면 가입할 수 있고, 한 학기 수업을 들으며 학교 대표 밴드로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된다. 사실 재즈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기보다는 연습하고 교내외의 행사에 연주를 하러 다니는 것이 주요활동이기 때문에 악기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에게는 다소 무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악보를 읽고 연주할 수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과감히 도전해볼만 하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계속 악기는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솔로파트를 구상하며 지낸 인고의 시간들, 미국학생들과 함께 리허설을 하며 보낸 수많은 시간들, Ray charles의 Soul을 간절히 원했던 그 수많은 시간들은 내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영어실력 늘릴 수 있었던 기숙사
미국에 가기 전까지 한 번도 기숙사에서 지내본 경험이 없었다.
영화에서 보던 미국의 Boarding School(기숙사 학교)과 대학의 기숙사 문화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기숙사 신청기간에 주저 없이 2인실을 선택했다. 1인실에 쾌적한 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기숙사도 있었지만 룸메이트가 없다면 나의 기숙사 생활은 팥 없는 찐빵이 되어 버릴 것이 자명했기 때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2인실을 택했다.
운 좋게 나는 아주 친절하고 성격 좋은 미국인 룸메이트를 만났다. 미국인 룸메이트가 있는 것은 여러모로 좋다. 좋던 싫던 간에 한 방에서 얼굴을 맞대고 밤이고 낮이고 그 친구와 봐야했기 때문에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학기를 지내고 나니 자연스럽게 영어 말하기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한 룸메이트의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또 학교에서 제공하는 ASU 호스트패밀리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측에서 지역 주민들과 교환학생들을 연계해줘 문화적 교류를 할 수 있었다.

기회의 땅 미국, 잡는 것은 학생 몫
▲장희영 양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 하고 싶은 것도 할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공부도 중요하고 영어실력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에서 나와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또래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단연 교환학생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기회의 땅 미국. 정말 여러 가지 다양한 기회가 많다.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는가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 Show what you've 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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