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의 세계적인 명문대 … 신ㆍ구식 건물, 자연과 어우러진 캠퍼스가 인상적

▲전영신(전자공3)

군대를 다녀오고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학교생활을 하던 시절, 나와 내 친구는 학업에 대한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세계의 명문대학’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곤 했다. 그 중 칭화대 편에서 학생들이 기숙사 소등시간이 되자 불빛이 있는 복도로 나와 쪼그리고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곤 했었다. 그러한 깊은 인상을 준 칭화대학교가 교환학생 모집학교 명단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무척이나 설레었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대학
칭화대학교는 북경대학교와 함께 중국내에서 수재 중에 수재들만이 입학을 하는 명문대다. 그 중에서도 공학 계열은 중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학 부설 연구소로 46개 연구소와 167개의 다양한 실험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15개는 국가 핵심 연구소이다. 공과대학 포함 13개의 단과대학과 55개의 학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8개의 석사학위, 181개의 박사학위 수여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칭화대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 1,300여명은 세계 70여 개국에서 왔고 그들은 이공, 인문, 경제, 관리, 법률, 예술 등의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대학교답게 학교에는 중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학생들이 와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칭화대학교의 세계화에는 수준 높은 교육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와 학교 내에 큰 슈퍼마켓, 수많은 교내식당, 체육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칭화대 교정은 신·구식 건물들의 조화가 매우 잘 되어 있다. 구식건물들은 이 학교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며 신식건물들은 칭화대의 위상을 나타내는 듯하다. 이 건물들은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어느 공원보다도 더 좋은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를 돌아다닐 때면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러 온 주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수학 열정 높고, 모교 자부심도 커
칭화대에서 지내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바로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열정’ 이었다. 수업시간에는 교수님의 말씀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집중하려는 그들의 열정이 느껴졌으며, 수업이 끝나면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우리를 가르쳐 주신 교수님께 열렬한 박수로 감사를 표시하는 모습은 나에게 있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었다.

칭화대학교 교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넓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강의실로 이동하는데, 강의실로 이동하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생각하여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매일 새벽 한 두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기숙사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힘들다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들만의 자신감과 행복이 느껴진다.

마침 내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학기는 운이 좋게도 칭화대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기간이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 정부의 수뇌부들 중 상당수가 칭화대 출신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 CCTV에서도 칭화대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특별히 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도 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나는 그 행사를 통해서 많은 외국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100주년 행사기간 동안 학교 측에서 칭화대를 졸업한 동문들을 초청하여 그분들 또한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길목마다 도우미들을 배치하여 안내를 하고 칭화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를 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다.
이제 30, 40대 젊은 가족부터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본인이 졸업한 학교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로 하여금 ‘모교’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주었다.

중국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 돼
칭화대에서 지낸 기간 동안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여러 과목을 수강한 것보다도 더 값지고 소중했던 경험은 바로 중국, 중국인, 중국의 문화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흔히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 조금 다르고 이상해 보이는 모습들 또한 그들 입장에서는 그저 평범한 하나의 문화일 뿐이다. 모든 문화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에 우리들의 기준으로 그들과 그들의 문화를 마음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문화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친구를 대하는 마음은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보다 더 순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렇듯 그곳에 있으면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느낌과 생각들은 내 앞으로의 진로를 명확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것 하나만 얻었어도 더할 나위 없이 큰 수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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