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공간부족문제로 그 어느 주요대학보다 어려움이 많다. 증축하자니 남산고도제한에 가로막히고 땅을 넓히자니 비싼 토지가격 때문에 적극적인 매입이 어렵다.


이에 오영교 총장이 선포한 108프로젝트에서도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어김없이 제시되었다. 바로 혜화관 앞 등 지하공간을 개발해 이용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술문화관, 중앙도서관, 정보문화관 등 각 건물들의 증축이 예정돼 있다. 이와 같이 공간을 늘리는 방안뿐만 아니라 현재의 공간을 더 이롭게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각 건물마다 공간배치가 효율적으로 되어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공간을 늘릴 수 없다면 주어진 공간 내에서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해야 한다.


학교시설을 담당하는 한 직원에게 “각 학과의 학생회실이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일이 많다”며 “이를 시정하면 개방형 열람실이나 휴게실, 강의실 등을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마련할 수 있어 더 효율적으로 공간 사용을 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학생회실을 이용하는 당사자인 학생들은 “선ㆍ후배간의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장소로, 학생회실은 학과의 구심점이 된다”며 학생회실의 변화라는 가정을 일축했다.


물론 어느 학과마다 그들만의 공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각 대학별로 배정된 공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은 짚어보아야 한다. 특히 사범대학의 학생회실은 공과대 기계공ㆍ토목환경공ㆍ건축학과 학생회실 넓이의 4배에 다다르고 여느 일반 강의실 하나만 하다. 이에 사범대 한 학생은 “단과대 특성상 학과 활동이 활발해 학생회실 이용률이 높다”며 “대면식, 율동패, 연극, 소모임 등의 다양한 크고 작은 일들로 다른 단과대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림관 공간 배치에 대해 학교관계자는 “교양수업이 많이 이뤄지는 학림관에 강의실 확보를 위해 몇 년 전부터 학생회실의 넓이를 조절하려고 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이 있어 무산됐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공간을 활용하는데도 신경 써야 한다.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 생각해서 두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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