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구들과 종로 어느 다방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다. 마침 옆자리에는 중년신사 둘과 우리와 연령이 비슷한 젊은이 하나 등 셋이 앉아있었다. 실내는 잡음 투성이였지만 옆자리손님들의 큰 음성은 그들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주의가 그들한테 쏠리는 것은 그들의 말투가 우리가 나누는 그것과는 생소하게 틀렸기 때문이었다. 조금 후, 우리는 그들이 일본인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너무 큰 그들의 음성은 三十餘年前(삼십여년전)의 屬地(속지)에 온 日本人(일본인)의 오만불손을 연상케 했다. 우리 나름대로 그들을 주시하고 있을 때, 그들 중 中年紳士(중년신사) 하나가 우리 쪽을 보더니 “학생, 미남인데”하고 말을 걸어온다. 말의 語感(어감)이 도시 外國人(외국인)같지가 않았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당신, 미남이라구” 분명 ‘코리언’이었다.
  이 소릴 듣던 옆의 多血質(다혈질)친구가 아저씨는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왜, 남의 나랏말로 이야길 하느냐면서 이윽고 그 친구 입에서 “Japan is the worst people. Japanese is economic animal. Japanese civilization is the monkey's civilization"라고 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큰 소리로 열을 올렸다. 한사코 손을 젓는 中年紳士(중년신사)와 무슨 소린 줄 理解(이해)못한 것 같은 일본청년. 그들의 대화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연령 差(차)로 보아 사업이야기는 아닐 테고…. ‘코리아’를 소개하는 民間外交(민간외교)인가.
  아직 우리 旣成世代(기성세대)에선 ‘그 時節(시절)’을 동경하며 방향감각을 잃고 時代(시대)착오적으로 사는 슬픈 아저씨, 아버지가 있다.

  얼마 전, 어떤 사진 콘테스트에 가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거북한 손님’이란 題目(제목)으로 日本人(일본인)들이 우리 땅에서 활개 치는 刹那(찰나)를 담은 사진이 있었다.
  相對國(상대국)이 우리인 운동경기에서 씩씩하게 日章旗(일장기)를 흔드는 안경 쓴 아저씨, ‘기모노’를 입고 덜거덕 거리며 우리 옥토를 사뿐히(?) 즈려 밟고 다녔을 아줌마, 서울 한 복판에 우뚝 솟아 휘황한 네온사인을 반짝이는 ‘서울××호텔’ 그리고, 우리 캠퍼스에도 달리고 있을지 모를 日本製(일본제) 自家用(자가용)등 이 사진을 보던 옆 친구 왈 “속이 후련한데” 글쎄, 그냥 속이 후련하다는 것으로만 받아들여야할까? 우리 젊은이들은 확실히 어떤 偏見(편견)에 얽매여 있다.
  旣成世代(기성세대)와 저들과의 접촉에 對(대)한 肯定(긍정)과 否定(부정), 앞서 걷는 저들 文化(문화)의 收容(수용)과, 경계에서 오는 배척.
  우리는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日本(일본)을, 구태의연함과 편견에서 벗어난 바른 눈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旣成世代(기성세대)는 동등한 입장에서 對話(대화)하며, 당당한 자세의 韓國人(한국인)이 될 것을 그들의 젊은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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