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이하 한불전)는 한국불교학의 정립을 위하여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1896)까지 한국인에 의해서 편찬된 불교관련 저술을 집대성했다. 한불전은 한국불교 뿐만 아니라 한국 사상사를 연구하는 가장 중요한 원전 자료이다. 또한 ‘시대별, 저자별’ 분류로 한국불교의 사상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저서는 총 14권으로 신라시대의 원측부터 구한말 보청까지 총 180여명의 322종 저술이 수록되어 있다. 작년에 이어 올 해 9월에 2차로 출간된 한불전은 신라, 고려, 조선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신라시대 승장의 ‘범망경술기’, 고려시대 조구의 ‘자비도량참법집해’, 조선시대 기암 법견의 ‘기암집’ 등 우리나라의 불교 교학서와 문집 역주본 7권이 발간되었다. 일곱 권의 저서 중 불교에 조예가 깊지 않은 일반인도 한 번 쯤은 들어봄직한 내용을 다룬 저서가 있다. 바로 운봉 대지가 저술한 ‘운봉대지심성론’이 그것이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불교 내에서, 혹은 유·불 간에 이루어진 사상 논쟁으로 마음의 근원을 살피는 심설논쟁이 그 내용이다.

운봉은 ‘능엄경’의 글을 ‘대승기신론’과 부분적으로 비교하며 성리학과 불교의 심성에 대한 차이점을 분명히 하고 우위성을 드러내려 하였다. 그리고 본래의 성이 하나라는 일성설에 반대하여 성이 여러 개 있다는 다성설을 주장하며 논리를 피력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사업으로 동국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한불전 역주사업의 성과들이 작년에 7권, 올해 7권을 출간해 총 14권이 되었다.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한국불교전서역주사업단은 2007년부터 불교학자들과 함께 문학, 사학, 철학을 망라한 연구자와 번역전문가들을 다양하게 참여시켜 증의, 교감, 주석, 해제 작업 등을 거쳐 2020년까지 한불전에 수록된 불교 문헌 323편 전체를 학술적 완성도가 높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시리즈로 매년 순차적으로 출간 중에 있다.

한불전은 고려의 대각국사 의천이 ‘속장경’ 을 간행한 이래 최초로 불교전적을 집대성한 것이다. 일제 시대에 민족 계몽활동을 했던 역사학자 이능화는 한국불교를 집대성 하고자 조선불서간행회를 결성해, 한국불교저서들을 수집해 출판하고자 했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과 암울했던 역사적 상황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에도 완성은 어려웠다. 때문에  한불전은 천 년이 넘게 지속된 한국불교의 숙원을 마침내 실현한 불교문헌의 대총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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