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으로 모두가 따뜻해지는 곳, 청춘다방

▲ 청춘다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김윤희(사회4) 양과 이형준 프린스

아늑한 조명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어느 합정역 근처의 아담한 카페. 언뜻 여느 카페와도 다름없어 보이지만 이곳은 조금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연애 고민부터 취업 고민, 그리고 사회 문제에 대한 담론이 오가며, 심지어 손금을 보는 사람도 있다. 기성세대와 청춘 간의 따뜻하고 짜릿한 이야기가 오가는 이곳, 청춘다방이다.

 

‘다방’과 ‘프린스’의 묘한 조합
‘다방’이라는 이름부터 포스(?)가 남다른 이곳. 서빙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 연령 70대의 할아버지들이다. 이들은 ‘프린스’로 통하는데, 청년들의 여러 가지 이야기나 고민들을 들어주며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모였다. 청춘다방은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에서 세대 간 통합과 소통을 목적으로 마련한 프로젝트로 6개월째 진행중이다. 특히 우리학교 사회학과 양영진 교수가 이 프로젝트의 책임위원을 맡고 있다.

오기를 가져! 청춘이잖아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된 청춘다방 포스터

“오기를 가져 오기를!”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친숙한 프린스도 있다. 바로 중앙도서관 경비로 근무 중인 이형준 프린스다. 이곳에서는 ‘미인대칭(미소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자)이라 불리며 인기가 제일이다. 우리가 잘 아는 특유의 미소로, 오는 학생들에게 밝은 힘을 주기 때문이라고.

“옛날에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취직이 됐었는데 요즘은 세계화가 되면서 아웃소싱도 많이 되고, 또 기업에서는 사회적 차원에서 많은 배려를 하지 않으니 취업문이 좁은 게 청년들에게 유감스러워. 허허,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거 아니겠어.”

시험기간에는 밤샘 공부도 하며 온 힘을 다하지만, 정작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안다고 생각하는 대학생은 채 20%도 안 된다는 요즘. 더불어 취업 걱정을 한시름도 놓을 수가 없는 청춘들에게 청춘다방의 단돈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는 이들을 위로하는 듯하다. 평소 양영진 교수와도 친분이 있어 들렀다는 김윤희(사회4) 양은 “평소 열정을 가지고 사는 편은 아닌데, 이곳에서 긍정적 힘과 오기를 가지고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청춘에게 삶을 말하다

▲손금을 보고 있는 학생과 프린스

"연애에 대해 물어봤는데 친근하게 봐주시는 데에다가 이야기도 잘 해주셔서 정말 좋아요!”
이곳에는 연애 상담도 한다. “한 번은 서로 싸우고 온 커플이 와서 조언을 구하더라고…. 그럴 때마다 늘 사랑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하지.” 또 다른 신이균 프린스는 이곳에서 손금을 봐주며 여러 가지 상담을 해준다.

특히 여학생들에게 연애상담은 아주 반응이 좋다고.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 초식녀(연애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중요시 여기는 여자) 등 연애가 사치가 되어버린 때에도 여전히 사랑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청춘이기 때문이다.

넉넉한 마음의 중요성도 일러 준다. 청춘다방의 수익금과 바자회로 모은 돈은 복지센터나 나눔의 집으로 기부된다. 뿐만 아니라 프린스들은 지역 자원봉사부터 기부금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이형준 프린스는 사후 장기기증과 우리나라 국민 100만 명 중 1명만이 등록을 했다는 인체조직 기증도 약속했다.
“밝은 세상을 위해 배려를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들. 진정한 ‘본보기’를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김윤희 양은 “이 곳에서 뜨거운 열정과 패기뿐만 아니라 올바른 ‘삶의 방식’을 배우고 돌아가는 것만 같다”며 따뜻한 마음을 안고 청춘다방을 나섰다.

 

소통이 잘되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
이들이 이렇게 젊은이들과 소통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노인들과 청년들의 난투극이 새삼스럽지도 않은 것에는 분명 무언가 꽉 막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들은 세대간 소통이 곧 “사회가 올바로 가는 일”이라 말한다. 젊은 사람들이 힘차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청춘다방의 설립 계기이자, ‘프린스’ 할아버지들의 목표라고.
매주 일요일마다 청춘들에게 따뜻하고 짜릿한 힘을 주는 이곳은 다음 달 6일을 마지막으로 그 아름다운 막을 내린다. 이번 주 일요일은 천 원짜리 커피와, 그보다 더 진한 추억을 만들고 오는 것은 어떨까?
프린스들의 세대 간 소통의 노력은 청춘다방이 끝나도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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