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선)의 묘사 뛰어난 李朝後期畵(이조후기화)

佛敎繪畵(불교회화)②
文殊(문수)ㆍ普賢童子(보현동자)

  佛敎繪畵(불교회화)①에 소개한 作品(작품)은 巨作(거작)에 속한 것이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와 반대로 아주 작은 초미니 畵(화)라고나 할 그런 小作(소작)이다. 아마도 經卷(경권)등에 사용되었는지 특이한 형태를 갖고 있다.
  비록 小作(소작)이지만 형태도 특이하고 테마도 퍽 재미있으며 수법, 또한 非凡(비범)하여 귀중한 佛畵資料(불화 자료)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똑같은 크기와 똑같은 수법으로 그려진 2枚(매)의 그림인데 테마는 靑獅子(청사자)를 탄 文殊童子(문수동자)와 흰 코끼리(白象(백상))를 탄 普賢童子(보현동자)가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다.
  다 아시다시피 문수와 보현보살은 불교에서 가장 유명한 보살이다. 항상 부처님의 左(좌)ㆍ右(우)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脇侍(협시)보살인데 문수는 지혜를 보현은 자비를 상징하고 있다. 말하자면 부처님의 양면성인 지혜와 자비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대변자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들은 항상 사자와 코끼리를 타고 다닌다.
  사자와 코끼리 역시 불교에서는 지혜와 자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사자와 코끼리를 타고 있는 어린아이(童子(동자))로 묘사되고 있다. 보살이 동자로 될 때는 求道者(구도자)일 때다. 따라서 여기 묘사된 그림은 끝없는 구도자로서의 문수와 보현인 것이다.

  문수보살의 그림은 날아가는 뭉게구름 속에 커다란 사자를 타고 가는 문수동자를 그리고 있다. 그림의 아래쪽을 구름으로 채우고 중심부에 사자를 탄 문수동자가 합장하고 있으며 위쪽은 휘날리는 옷자락과 머리리본, 그리고 구름의 꼬리로 묘사되었다. 이와 같이 화면구성이 아래에 큼직한 구름을 두어 안정되게 하였고 중심부에 주인공을 상단부에 가는 선들을 묘사하는 아주 세련된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 색감은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게 사용되었다.
  짙푸른 하늘과 검은 땅을 배경색으로 하여 구름을 노란색으로, 사자를 청색바탕에 갈기를 녹색, 장식을 홍색으로 하였고 동자는 빨간 옷에 옷자락과 얼굴 등을 연분홍을 섞은 미색으로 한 다양한 배색이지만 그렇게 강렬하다든가, 현란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전연 이 作家(작가)의 유연하고도 밀도 있는 색감의 처리 때문일 것이다.
  구름이나 옷자락 같은 데서의 線(선)의 처리는 세련되지 않았지만 사자의 용맹스런 얼굴이나 문수동자의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하면서도 구도 差(차)로 상징하려는 표현 등에서 그런대로 李朝後期(이조후기)의 佛畵(불화)중에서는 線(선)의 묘사가 뛰어나게 처리된 것 중의 하나로 꼽힐 만하다. 말하자면 도식적인 묘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보현동자의 그림은 문수동자의 그림과 똑같은 구도, 비슷한 배색 등으로 같은 작가가 동시에 그렸던 一連作品(일련작품)인 것을 직언해주고 있다.
  다만 보는 방향이 반대되었고 푸른 사자대신 흰 코끼리인 것 등이 다르며 따라서 이런데서 오는 전체적인 인상이 좀 더 부드러워진 것이 구별된다.
  이 그림들은 지금은 잃어버린 땅이며 절인 금강산의 유점사에 있었던 것이라고 하며 靑庵(청암)스님이 우리 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제작 시기는 이조후기라고 생각되며 크기는 18×10cm이고 딱지 위에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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