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은 관심을 갖고 다가오다가도 관계가 깊어지게 되면 꺼려하는 것 같아요”


지난호 동대신문에서 ‘외국인학생이 체감하는 한국문화’를 주제로 외국인 학생 5명과 인터뷰 하던 중 한 친구가 꺼낸 이야기를 다들 공감하는 모습에 적지 않게 놀랐다. 한국말을 무척 잘해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며 학교에 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몰랐던 그들의 생각을 알게 되고 가지고 있던 선입견도 어느 정도 벗겨낸 것 같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생전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던 외국인학생을 만나는 등 이렇게 신문사에 학생기자로서 발을 들여놓고 나니 입학 전후에 만난 사람들보다 더 많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배울 점이 많다. 이번 주에도 두 번이나 인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얕고 넓은’관계가 주로 형성되는 대학생활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게 해준다. 뮤지컬 배우 조정은 씨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뮤지컬에 대한 열정을, 아나운싱 소모임 아메바에게서는 그들의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편 매주 출입처를 돌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느긋하게 생각했던 태도도 바꿀 수 있었다. 대부분의 취재원이 기자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지만 착각이었다. 민감한 부분에서는 단지 알았으면 하는 기자와 알리기를 꺼리는 취재원 두 입장만이 남아있었다. 취재를 거부당하는 당황스러움을 처음 겪었을 때는 원망스러운 마음만 가득했다. 하지만 여러 번 겪다보니 그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하기도 했다.


항상 어려운 일만 겪는 것은 아니다.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이야기로 깨달음을 갖게 해주는 사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은 행복함이자 동시에 스트레스의 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양질의 기사를 써내는 기자가 되기 위해, 내 삶의 탄탄한 기본기로써 나를 담금질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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