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전체의 조그만 면적을 차지하는 얼굴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우리는 흔히 거리에서나 茶房(차방)에서나 사람들의 얼굴에서 무표정 한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꽃이라도 자기 나름의 독특한 향기를 갖고 있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을 다하지 못한다. 꽃마다 각기의 특유한 향기를 간직하고 있듯이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표정을 언제나 잃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들이 얻고자하는 美(미)를 외모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외적인 美(미)보다는 언제나 잃지 않는 엷은 미소로서 가꾸어진 얼굴은 영원한 美(미)를 간직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또 얼굴 표정에서 그 사람의 感情表示(감정표시)가 그대로 반영되어 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는 얼굴에서 우리는 그들이 살아온 生涯(생애)를 느껴볼 수 있다. 오랜 세월동안 주름진 얼굴에서 우리는 표정 뒤에 간직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읽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지나온 역사가 표기되어 있는 듯한 사람들의 표정인 것이다.
  점잖은 것을 중요시 했던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들의 솔직한 감정표현에 무척이나 소극적이었다. 커다란 슬픔을 당해도 태연한 척 했고, 또 기쁨이 있어도 충분히 자기의 기쁨을 나타내지 못했다. 때문에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민감한 외국인에 비하여 表情(표정)이 적은 편이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자기의 표정을 속이는 경우가 있다.
  슬퍼도 기쁜 척 해야 하는 경우 떠나는 사람에게 섭섭함을 감추기 위해 기쁜 척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말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표정으로써 모든 것을 대신한다. 매일 아침 문 앞에서 배웅하시는 어머니께서 여러 가지 말씀보다 얼굴에 띄우시는 조그만 미소 속에는 많은 염려와 사랑을 간직하고 계시다.
  ‘外的(외적)인 美(미)는 內的(내적)인 美(미)보다 짧다.’는 말처럼 이렇듯 많은 것을 나타내는 자기의 표정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젊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뜻한다.
  웃으면 젊어진다고 하는 것은 곧 ‘웃음은 美(미)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겉으로의 圖式的(도식적)인 社會(사회)풍토는 여지껏 表情(표정)을 單色化(단색화)했다. 그것은 땅의 기나긴 歷史(역사)에 비해 다양하고 풍부한 나름대로의 색깔을 나타내지 못한 소이이기도하다.
  季節(계절)은 늘 바뀐다. 이제 급변하는 세계정세에서 우리는 언제나 진한 자신의 表情(표정)을 가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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