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미 기자

지난 주, 각 단과대 학장실. 퇴임교수 훈장 수여식으로 단과대 학장실은 분주했다. 하지만 사범대 학장실은 K교수가 퇴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요함이 맴돌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31일, 우리대학 인사기획팀에서 K교수에게 연신 사과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퇴임한 K교수가 퇴직교원 포상자 명단에서 누락된 것이다. 국가에서는 교수들의 재직기간에 따라 훈장을 수여한다. 34여 년의 교직생활을 한 K교수는 정부포상업무지침 포상 훈격 기준에 따라 옥조 훈장 수여 대상자였다. 하지만 담당자가 재직기간을 착각하여, 포상자 추천 명단에서 K교수를 누락시켰다. 이 때문에 학교 관계자가 K교수에게 “훈장 추천 대상자에서 누락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전화한 것이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K교수는 “내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야. 삼십여 년 간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것 같아”라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학교 관계자는 “정부에서 훈장 누락자에 대해 소급해서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니 다음 학기에는 꼭 포상자로 추천하여 교수님이 수훈(受勳)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은 비단 우리대학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학교 관계자는 “과거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으며, 타 대학에서도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얼마 전, K 교수는 “학교 담당자가 실수로 그런 것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일은 학교 직원의 단순 실수이다. 하지만 30여년 정들었던 동악을 떠나며 섭섭한 마음을 가지게 될 퇴임교수의 뒷자락이 하염없이 씁쓸해 보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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