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語學會刊(조선어학회간)

  ‘訓民正音(훈민정음)’은 한글의 본래의 이름이자, 한편 이것은 訓民正音(훈민정음)(文字(문자))에 대한 世宗大王(세종대왕)의 御製序文(어제서문)과 ‘例義(예의)’, 그리고 이를 자세히 解說(해설)한 ‘解例(해례)’에 鄭麟趾(정인지)의 序文(서문)이 부쳐진 책의 이름이다.
  이 책은 世宗(세종) 28년(1446)에 刊行(간행)되었는데, 이 사실은 世宗實錄(세종실록)의 다음 기록에서 確認(확인)되는 것이다.
  “이 달에 上(상)이 親(친)히 諺文(언문) 二十八字(이십팔자)를 만드셨다.…” 二十五年(이십오년) 十二月條(십이월조).
  “이 달에 訓民正音(훈민정음)이 이루어졌다.…” 二十八年(이십팔년) 九月條(구월조)
  곧 訓民正音(훈민정음)(文字(문자))이 創制(창제)된 것은 世宗(세종) 25년이기 때문에, 28년 9월의 기록은 文字(문자)인 訓民正音(훈민정음)이 아니고, 그 解說書(해설서)인 ‘訓民正音(훈민정음)’이란 책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지금 ‘訓民正音(훈민정음) 解例本(해례본)’이라 通稱(통칭)되는데 오래 세상에 보이지 않다가 1940년에 慶尙北道(경상북도) 安東郡(안동군)에서 나타나 故(고) 全(전)형弼(필)씨의 所藏(소장)이 되고 國寶(국보)제432호로 지정되어 있는 國語學(국어학) 특히 國語(국어)의 音韻(음운) 및 文字(문자)의 硏究(연구)에 다시없는 귀중한 文獻(문헌)이다.

  그 內容(내용)을 개관하면 첫 머리에 訓民正音(훈민정음) 創製(창제)의 目的(목적)과 趣旨(취지)를 밝힌 世宗大王(세종대왕)의 序文(서문)이 있고 이어 例義(예의)로서 初聲(초성)(子音(자음)) 23字(자)와 中聲(중성)(母音(모음))11字(자)의 音價(음가)를 漢字(한자)(字母(자모))를 빌어 說明(설명)한 다음 終聲法(종성법), 連書法(연서법)(脣輕音(순경음)), 初聲(초성)과 終聲(종성)에 있어서 둘 이상 합하여 쓸 때에는 左右(좌우)로 나란히 쓰는 竝書法(병서법), 中聲(중성)과 初聲(초성)을 붙여 쓰는 附書法(부서법), 글자(音(음))는 반드시 初聲(초성), 中聲(중성), 終聲(종성)이 합하여야 成音(성음)이 된다고 하는 成音法(성음법)과 말소리의 높낮이에 관한 四聲法(사성법) 등의 간략한 규정이 있다.
  이들은 世宗實錄(세종실록)이나 訓民正音(훈민정음)의 國譯(국역)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고등학교를 마친 사람이면 月印釋譜(월인석보) 卷一(권일) 첫머리의 ‘訓民正音諺解(훈민정음언해)’를 통해서 이미 읽은 것이다.

  訓民正音(훈민정음) 解例本(해례본)은 이 例義(예의) 다음에 책장을 달리하여 ‘訓民正音解例(훈민정음해례)’라 題(제)하고, 初聲(초성) 17字(자)와 中聲(중성)11字(자)의 制字原理(제자원리)와 그 根源(근원)을 說明(설명)한 ‘制字解(제자해)’에 이어, ‘初聲解(초성해)’, ‘中聲解(중성해)’, ‘終聲解(종성해)’와 音索文字(음색문자)인 初(초)ㆍ中(중)ㆍ終聲(종성)의 合字(합자)의 解說(해설)인 ‘合字解(합자해)’ 그리고 95개의 語(어)를 들어 用字(용자)의 實例(실례)를 보인 ‘用字例(용자례)’가 있고, 끝에 鄭麟趾(정인지)의 序(서)가 실려 있다.
  여기에서 展開(전개)된 生理(생리)ㆍ聽取音聲學的(청취음성학적) 理論(이론)이나, 東洋(동양) 音韻學(음운학)의 精緻(정치)한 理論(이론)과 당시의 國語音韻(국어음운)의 適正(적정)한 分析(분석)은 現代(현대)의 音聲學(음성학)이나 音韻論(음운론)의 理論(이론)에 비추어 보아도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한글은 우리 民族(민족) 슬기의 結晶(결정)이요, 무엇보다도 큰 자랑이다. 그것은 한글이 文字學的(문자학적)으로나 國語表記上(국어표기상) 完美(완미)한 것이며, 世界文字上(세계문자상) 類例(유례)없는 獨創的(독창적)이요, 科學的(과학적)인 점에서이다.
  한글의 이 獨創性(독창성)과 科學性(과학성)을 알 수 있는 것은 이 ‘訓民正音解例本(훈민정음해례본)’이 唯一(유일)한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國語學者(국어학자)나 일부 國學者(국학자)의 硏究文獻(연구문헌)만에 그치지 않고 國民(국민)된 一般知識人(일반지식인) 必讀(필독)의 敎養圖書(교양도서)이다. 얻어 보기 힘들고 漢文本(한문본)이지만 다행히 朝鮮語學會(조선어학회)(현 한글 학회)刊行(간행) 影印本(영인본)이 있고, 쉽게 풀이한 ‘註解(주해) 訓民正音(훈민정음)’(金敏洙(김민수)지음)이 나와 있다.
  좀 딱딱하고 어려운 편이겠지만, 바야흐로 燈火可親(등화가친)의 좋은 讀書(독서)의 季節(계절)이다. 꼼꼼히 한 번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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