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들려주는 여자, DJ 최유라(연극영화91졸) 동문

최유라(본명 최안나) / 1967년생
연극영화 91졸, 언론정보대학원 11졸

 

1994 ~ 현재 : 지금은 라디오 시대 DJ
2010 MBC 라디오 골든 마우스상 수상
2007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최우수상
2006 제1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라디오진행자상
1998 PD협회 라디오작품상
1997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최우수상
1995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
1990 대종상 신인상
1990 영화 ‘옥자’ 출연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그 중 목소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은 분명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최유라 동문이 20년 넘게 라디오 애청자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것도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힘에서 비롯된다. 1989년 ‘최유라, 정재환의 깊은 밤 짧은 얘기’로 데뷔한 그녀는 1991년 ‘서세원, 최유라의 100분쇼’ 등을 거쳐, 1994년부터 17년간 ‘라디오시대’의 안방마님을 맡고 있다. ‘라디오시대’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디오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라디오 진행자


“라디오 DJ는 어릴적부터 꿈꿔왔던 일이고, 굉장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운명이었을까? 최 동문은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DJ로 발탁됐다. “이문세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했다가 발탁되어 다음날부터 DJ를 맡았어요. 가끔씩 이문세 씨가 자신이 저를 키웠다고 농담을 하기도 해요.”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있을 법 하지만 그녀는 단호하다. “라디오 진행은 그 어떤 일보다 행복한 일이에요. TV를 비롯한 다른 모든 일을 뒤로 하더라도 라디오는 저에게 1순위거든요.”
20여 년간 온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얘기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이 너무나도 주옥같다고 한다.
라디오는 청취자와의 소통이 전제로 깔려있다. 그리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고 경험해보는 것도 좋아요. 그래야 순발력이란 게 생기고 사람과 대화하는 데 있어 소통이 된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어떤 이야기가 공감을 이끌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해봐야 돼요.”
MBC 8층 라디오국 통로에는 골든마우스 수상자들의 입술주조가 전시 되어있다. 지난해(2010년) 골든마우스상을 수상한 최유라 동문도 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단상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각계각층에서 저를 축하해주러 왔어요. 그 사람들을 한자리서 보니까 울컥하더라고요.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준 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방송해야겠다고 결심했죠. 난 지금도 그 힘으로 살아요.”
20여 년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딱 한 번 방송사고를 냈다. “고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전날, 전야제 준비로 도로를 꽉 막아놓은 거에요. 결국 방송국에 도착하지 못해서 방송사고를 내고야 말았던 거죠.”

대종상 신인여우상으로 화려하게 데뷔
연극영화과의 학생들은 ‘배우’를 지망하는 것이 대다수. 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연기보다 방송진행자를 꿈꿨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과 신문편집부를 하며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지망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듬해 커리큘럼이 유사한 우리대학 연극영화학과에 지망하기에 이른다.
“입학면접에서 무슨 자신감에서였는지 교수님께 저는 사실 연기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대신 교수님이 책이름을 이야기하면 그 작가를 맞추고, 작가를 이야기하면 책 이름을 맞추는 별난 시험을 치렀지요.” 그리고 그녀는 거짓말처럼 합격통지서를 받아냈다.
입학 이후에도 그녀는 피나는 노력을 계속했다. “난 다른 애들에 비해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성악, 발레 등을 배웠는데 나중에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그녀는 1990년 유현목 감독의 영화 ‘수탉’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유현목 감독은 그녀의 진가를 알아봤던 것일까? 연극무대를 설치하기 위해 못질을 하고 있던 그녀에게 출연제의를 한다.
“못질만 하던 제가 뭘 할수 있겠냐며 처음에 거절하니까 유 감독은 만날 수녀역할만 할거냐며 버럭 화를 내셨어요. 영화에 출연하는 대신 A학점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나중에 B학점을 주시더라구요.”
최유라 동문은 영화 수탉으로 데뷔 후 대학교 3학년 재학시절 ‘뽀뽀뽀’에서 뽀미언니로 활약한다. “당시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어요. 여섯 번째 뽀미언니였는데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했었죠.”
뽀미언니 시절 지금의 남편 이맹호 씨도 만났다고 한다. “바빠서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있었어야 말이지. 캠퍼스 커플이었는데 대학입학 후 처음으로 한 연애였어요.”
사실 이성친구를 제대로 만날 기회도 없었다고. “연극영화과는 선후배 간 유대관계가 중요해서 동아리 가입도 안 됐어요. 몰래 동아리에 가입하면 선배들에게 혼나기도 했고요.”

“깡다구가 있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죠”
방송가에서 최유라 동문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성실한 방송인’으로 통한다. 그녀는 자신의 생활 속에서 항상 ‘한결같고 묵묵히’ 철학을 지켜가고 있는 중이다.
“사람이 한 길을 갈 때 굉장히 빛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아무 의미 없이 패널로 출연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의미도 없이 얼굴을 알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저에게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죠.”
인간관계에서도 그녀의 철학은 유효하다. “정말 친한 사이라면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어요. 내세우는 순간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잖아요. 저는 그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 싫어요.”
가족과의 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단 한번도 자신의 집안일을 누구에게도 맡겨본 적 없다고 한다. “저는 1남 1녀를 뒀는데 방송을 하면서도 아이들도 챙기고, 남편 밥도 차리고, 빨래도 다 제 손으로 했어요. 찍 소리 못하게.” 최 동문은 “정말 깡다구가 있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 우리대학 동문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의지가 굳고 기초가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최민식, 박신양, 유준상 모두 하나같이 대학재학시절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기도 열심히 했어요. 착실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어딜 가든 성공하잖아요.”

“특히 박신양 오빠(실제로 동갑이지만 1년 후배인 그녀는 박신양 동문을 오빠라고 부른다.)는 기초를 다지기 위해 무용도 배우고, 춤도 배우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당시 졸업공연, 발표회 등에서 매번 주인공을 도맡았죠.” 최 동문은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기초를 탄탄하게 쌓으라고 조언했다. “앞으로도 사람과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디오DJ 생활을 평화롭게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는 최유라 동문. 최 동문이 우리에게 들려줄 따뜻한 세상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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