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별 기금액 천차만별, 백 만원에도 못 미치는 학과 있어

최근 등록금 문제와 관련하여 감사원에서 전국 사립대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가 등록금 인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장학기금이 등록금 부담을 경감 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대학의 장학기금은 해마다 크게 증가하여 08년도 24억 원, 09년도 34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48억 원을 돌파했다. 장학 기금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 18.99%로 전체 대학 중 13위를 기록했다. 이는 ▲건국대 13.52% ▲고려대 18.71% ▲경희대 18.86% ▲연세대 17.02% ▲한양대 13.15% 등 서울 주요 사립대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치다.

학과마다 기금액 천차만별
특히, 졸업한 선배들이 조성하는 학과 장학기금은 효과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과 장학기금은 같은 과의 선배들이 만든 기금인만큼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성적만을 평가하는 재단 장학금이나 기업의 후원금에 비해 가정형편과 학교생활 등 중요하지만 수치화되기 어려운 요인들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진다. 거시적으로는 학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우수한 자원들의 지원을 이끌어내면서 전체적인 대학 발전에 기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장학기금의 누적액은 학과별로 천차만별이다.
장학기금이 1억 원이 넘는 학과는 ▲국어국문학과 ▲물리학과 ▲경영학과  ▲전자공학과 ▲토목환경공학과 ▲교육학과로 총 6개 학과이다. 이에 반해 장학 기금 누적액이 채 1백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학과는 십 여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동문들의 무관심으로 장학기금이 채 100만 원도 되지 않는 학과도 존재하는 실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등록금 한 번 더 내기 운동’으로 장학 기금 모금 운동의 좋은 모범을 보여줬다. 사회에 진출한 동문들에게 등록금에 준하는 2백여만 원을 10년간 약정하여 매달 2,3만 원을 소액이지만 꾸준히 모금하고 있다.

기부방법도 다양해
수 백, 수 천만 원씩 하는 고액 장학 기금은 당장 운용하기보다는 투자 이익과 이자로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자금의 유동성과 융통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국어국문학과의 경우처럼 비교적 소액을 꾸준히 모아 한 학기 별로 지급하는 방식은 큰 액수의 적립액이 없어도 장학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기업인들을 배출해 낸 경영학과는 ‘경영학과 동문의 밤’ 행사를 개최하고 학위수여식, 장학금 전달식 등 학과 행사에 동문들을 적극 초청하여 동문회와의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다. 동문회와 학과의 활발한 소통은 곧 장학 기금 조성으로 이어진다.

경영대학 학사운영실 정경훈 실장은 “최근 동문들의 기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앞으로 장학 기금 모금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경영학과는 ‘기금관리 위원회’를 구성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활발한 기금 모금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극학과의 경우, 동문출신 유명 연예인들이 조성한 개인 명의의 장학기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현정 장학금’과 ‘박신양 장학금’ 등이 있다. 연예계와 영화계의 강한 전통을 자랑하는 연극학과인 만큼 유명 인사들의 장학금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배 연예인들이 후배들의 진로 상담과 질 높은 연기특강을 하는 ‘재능기부’ 역시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

기부, 선배가 앞장서야
장학기금 모금을 담당하는 대외협력실 이권학 팀장은 “장학기금 기부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다. 자신의 출신 학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학교의 발전에 가장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과 학교를 위해 장학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선배들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문제의 해결방법을 학과 장학 기금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근본적 해결책도 될 수 없다. 하지만 학과 장학 기금 모금은 높은 등록금을 해결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임은 틀림없다.

또한 후배들을 양성하고 출신 학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궁극적으로 대학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투자이다. 이를 위한 동문들의 관심과 학교 당국의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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