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慧(지혜)롭게 사는 5章(장)

  ○…산, 바다, 푸르름의 계절. 南太平洋(남태평양), 그 너른 大海(대해)로 뛰어들어 훠이훠이 헤엄을 쳐보고 싶다. 시원한 물거품, 검붉은 피부…. 太陽(태양)은 여지없이 우리들의 감각을 鈍化(둔화)시키고 매섭게 신경을 긁어 놓는다. 60여일의 긴 여름방학―. 여기 기발한 着想(착상) 5題(제)를 실어 성가신 暴炎(폭염)과 팽팽히 맞서본다. (편집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 오며는…’하고 未知(미지)의 世界(세계) 강남을 상상해보며 즐거이 꿈을 키우던 어릴 적― 하나의 동경으로서 思惟(사유)는 먼 여행을 할 때, 툇마루 양지에 앉아 살포시 미소를 머금어야 했을 뿐이다.
  산마루에 올라 멀리 車(차) 달리는 ‘신작로’를 손가락질하며, 또는 강줄기를 따라가며 끝이 없을 듯한 그 어느 곳의 풍경을 퍽이 나도 가고파했던 어린 시절의 우리는 이다음의 언젠가를 은밀히 기약했었다.
  이제 그대는 雄志(웅지)를 품으라. 그대의 草原(초원)과 江(강)줄기, 泰山巨峰(태산거봉), 歷史(역사)를 얘기해주는 古蹟地(고적지)에 壓倒(압도)당한 채 外面(외면)되었던 것이다.
  덤벙대며, 웃고 떠들고 또는 괴로워하는 주변을 마음껏 요리할 줄 알아야 할 것인즉― 이제 그대는 天下(천하)를 옴킬 포부 속에서 배낭을 꾸려라. 어느 禪師(선사)가 일러 “내 걸음 한 발자국 옮기노니 宇宙(우주)가 따라 움직이더라”하여 處處(처처)에 얽매이지 않고 唯心(유심)을 키웠다. 방방곡곡은 지팡이 잡은 그대의 그림자를 반겨 즐겁게 하여 줄 것이다. 오직 허심탄회한 마음을 가진 자에게.

  淸談派(청담파)는 逍遙(소요)를 쓰고 遊興(유흥)을 즐겼었고 ‘페리파토스’學派(학파)는 4무 사이를 산책하며 공부하였으니 뭇사람들은 東西(동서)를 막론하고 여유 속에서 자신을 키웠던 것이다.
  知己(지기)와 함께 산천을 내집삼아 한 때는 하늘과 땅을 이불로 삼고, 한 때는 이름 모를 산 속의 꽃에 입맞춤하는 것도 그럴듯할 것이며, 오다가다 만나는 이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배울 수도 있으니라. 술 한 잔에 詩(시) 한 수가 흘러나오는 古人(고인)은 지금도 죽장에 삿갓 쓰고 고개 넘어 갈 텐데, 그대는 무엇을 멈칫하고 있는가.
  여행은 아무나, 아무렇게나 되는 일이 아니며 도피적 행각은 여행이 아니며 사치스러워서도 어긋나며 小心(소심)해서는 더욱 간지럽다.
  흔쾌한 장부의 마음으로 할 짓 다해가며 應子所住(응자소주) 而生起心(이생기심)을 노래하며 간다면 고생도 보람이 피고 공부가 될 것이다. 그립게 생각나는 사람 있거들랑 그림엽서 띄워주고 여비 떨어지면 하소연도 해가며 熟氣(숙기)를 키워라.
  그러면 後日(후일) 손자ㆍ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해줄 얘깃거리도 풍부할 것이며 마음은 多情多感(다정다감)해져 낭만의 데이트는 加熱(가열)될 것을 약속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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