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慧(지혜)롭게 사는 5章(장)

  ○…산, 바다, 푸르름의 계절. 南太平洋(남태평양), 그 너른 大海(대해)로 뛰어들어 휘이휘이 헤엄을 쳐보고 싶다. 시원한 물거품, 검붉은 피부ㆍㆍㆍ. 太陽(태양)은 여지없이 우리들의 감각을 鈍化(둔화)시키고 매섭게 신경을 긁어 놓는다. 60여일의 긴 여름방학-. 여기 기발한 着想(착상) 5題(제)를 실어 성가신 暴炎(폭염)과 팽팽히 맞서본다. (편집자)

  ‘될 나무는 떡잎 때부터 안다’고 정말 수수했던 幼年(유년)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집에는 거미줄이 담을 쌓아도 이웃 일이라면 점심을 굶어가며 두 팔 걷어 올리고 달려들던 사실쯤은.
  그러한 세 살 버릇을 남 몰래 키워온 보람을 살려 이제 유감없이 발휘해보라.
  잠시 창밖을 내다보라. 찌는 듯한 태양의 열기가 여름을 태워버릴 모양이다.
  시간은 황금이라지만 농어촌 봉사활동만은 예외해도 좋을 방학일 것이다. 뜻 깊게 보내기 위하여 사회적 경험을 얻기 위하여, 더없이 좋다.
  그렇다. 대학생활에서 한번쯤은 해 볼일이다.
  문득 ‘아프리카’밀림의 聖者(성자) ‘슈바이처’박사를 생각하라. ‘상록수’의 ‘채영신’여사도 좋다.
  역시 우리는 ‘휴머니스트’이다.
  봉사는 이론이나 사상이 아닌 행동이다. 하여튼 ‘스모그’로 가득 찬 서울하늘을 벗어나 흙먼지 시골길을 달리는 거다.
  우리네 봉사는 기쁨과 보람으로 가득 찬 것. 마을청년들과 마을 구석구석까지 소독약을 뿌리고 시멘트를 찍어 아담한 담을 만들어 준 저녁, 구수한 된장국은 불고기보다, 텁텁한 농주는 맥주맛보다 훨씬 좋다.

  밤마다 들려오는 개구리의 ‘세레나데’는 그런대로 피로한 몸과 ‘하모니’가 되어서 한 밤의 정적을 깨고. 호롱불아래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내일의 계획을 의논하는 시간, 은하수가 초롱초롱 맑게 보이리라. 내일은 마을 어린이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까?
  ‘안델센’? 아니, 강소천둥화가 더 좋을 거다.
  ‘젊었을 때 고생쯤은 사서도 한다’는데 일하는 즐거움 같은 것이야 이 때 두둑이 포켓에 쑤셔 넣자.
  마을의 도랑을 깨끗이 치워준 한 나절, 동네 아가씨들은 먹음직스런 주먹만한 찐 감자를 한 바구니 안겨줄 거야.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고 할 걸. 못이기는 척 깨끗이 잡수셔야지. 비지땀을 매미소리로 식히면서.
  10여일의 봉사가 끝나 서울로 오는 날 우리는 너무 섭섭할 것이다.
  동네 里長(이장)님이랑 청년들이랑 굳은 악수를 나누고 떠나올 때 그들은 동구 밖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 주리라.
  젊은 그대들이여, 생각하라.
  “奉仕(봉사)가 아니라 奉事(봉사)였다―”고 그러나 힘껏 일하라. 올 여름방학은 봉사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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