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수인터뷰] 김재문 (법학과) 교수

누군가 고난 속에 피어난 꽃이 아름답다고 했듯, 퇴임을 앞둔 법학과 김재문 교수를 만나면서 불현듯 추억속의 꽃을 떠올렸다.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던 우리나라 전통법에 평생을 바친 김 교수. 언젠가 사람들이 진가를 알아보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꽃처럼 아름답고 당당했다.

김 교수의 청춘시절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사정상 상고를 갔고 기업에도 갔다”며 “공부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늦깎이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고 입학시절을 회상했다.
3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김재문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법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대학원 시절 우연히 청계천에서 추관지(秋官志ㆍ형조의 소관 사무를 모아 정리 편찬한 책)를 찾으면서 김 교수는 전통법의 세계에 빠졌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전통법에 대한 연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

김 교수는 “사료를 수집하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해 빚도 많이 졌다”며 특히 IMF시절에는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전통법을 학생들과 세상에 바르게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빚을 졌던 절박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글을 썼다”고 밝힌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어려운 상황에 밀어 넣으라”고 충고했다. 퇴임 후에도 우리대학 명예교수로 전통법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는 김 교수.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꼿꼿이 서있는 꽃처럼 아름다운 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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