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大學生活(대학생활) 計劃(계획)

  꿈속에서 잃어버린 한 장의 사진이 아침의 거울 속에
  하얗게 웃고 있다
  밤길을 떠나던 時間(시간)들이
  만조의 바람이 되어
  술렁이는 어둠
  목을 빼들고 번쩍이는 어둠
  요즘은 꿈도 꾸지 않고 아침을 맞는다. 커튼 새로 햇살이 눈을 찌르면 퍼뜩 잠을 깨고 새삼 이불 위의 육신으로 눈이 간다. 왜 꿈을 꾸지 못하는 걸까? 아니, 꿈꾸는데 잊는다. 자꾸 잊어버린다. 잊어 버려. 그래, 잊어버려. 자꾸 자꾸 잊어 버려. 하긴 수십 계단을 쫓겨 다니고 또 누구에게서 인가 도망 쳐 물에 빠지느니, 기억해 좋을 것은 없다. 눈부신 햇살 아래 개꿈일 밖에 더 있을까. 강의실에서도 꿈꾸듯이 나는 앉아있다. 도대체 무얼 생각하는지 벨 소리가 나면 또 한 번 개꿈을 되뇌이며 강의실 문을 나선다. 자꾸 자꾸 잊어 버려서 그런 뒤에 ‘산골속 멧 방석만한 햇별’을 찾으려 하는 지도 모른다.
  지난 봄, 친구가 보낸 편지 구절이 떠오른다. ‘꺾이지 말아라…’나는 답장을 내지 않았다. 단순히 낼 말이 없었을 뿐이다. 다만, 은밀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 좋다. 모든 일에 실패하고 좌절을 당하고 고독을 씹어도 좋다. 그대로 그 잔을 받아 마신다. 그러나 이왕 이 세상에 나온 바에야 한가지 일 만은 한다.

  입학시험 때, 면접이다. 교수님이 출신 학교와 이름을 물으시더니 “장래희망이 뭔가?”고 하신다.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재차 물어 보실 때에야 “교수입니다.”고 대답했다. 허나 아직 내 길은 모른다.
  우선, 다시 출발선에서 뛰어 보는 것이다. 교양과정의 일 년, 그 동안 뒤진 시간을 분풀이 하듯이 열심히 움직여 보는 것이다. 간단하게나마 필수적인 외국어 한 가지를 마스터 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그에 못지않게 과외활동에 참여 하겠다. 해보지 않던 일, 생각도 못하던 일들에 뛰어들어, 되든 되지 않든 끝장을 내야겠다. 동시에 모든 형식의 껍질 속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제 까지 평범하게 생각 해왔던 그 모든 것에 대해 반기를 들고 그 근원에서 추구 하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길을 찾는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동서고금의 지혜가 모인 도서관에 처음 들어선 꼬마처럼, 나는 나의 길을 찾지 못할 뿐이다. 이제 그 가능성의 하나부터 두드려보고, 다녀봄으로, 몸으로 부딪혀 가며, 시험하며, 그것이 나의 길일 때 내 것으로 하련다.
  이 모든 행로에서 뺄 수 없는 것은 우정의 친구를 가지는 일임을 누가 부인하랴. 성실한 마음으로 가슴을 열고 두 손에는 따뜻한 우정으로 새로이 하면 이 또한 문을 잠그지는 않으리라. 다시금 밑바닥에서, 그 시작에서, 나는 새삼 출발선에 선 달리기 선수처럼 흥분을 누른 채 호흡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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