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오영교 총장 취임사

저의 취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영배 이사장 스님을 비롯한 법인 관계자 여러분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동문 여러분, 그리고 그간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홍기삼 전 총장님을 비롯한 교수, 직원, 학생, 학부모 등 모든 동국가족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동국대학교는 1906년 고승대덕(高僧大德)들께서 교육으로 나라를 살리자는 교육구국의 이념으로 설립하신 명진학교를 모태로 발전한 민족대학입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조계종립대학으로 자비정신을 실천하며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끈 수많은 인재를 양성해온 유서 깊은 대학입니다.

그리고 불교정신으로 일구어온 100년의 역사, 20만 동문과 천만 불자라는 영원한 조력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수도 서울의 역동적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며 함께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동국대학교가 처한 현실과 사회적 위상을 보면 그러한 발전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부에서는 우리 대학을 조용한 대학, 변화가 없는 대학, 보수적인 대학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내부 분위기 또한 어떻습니까? 동국대학교의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은 많은 구성원이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구성원 모두의 의지와 힘을 한곳으로 모으지 못하고 의사소통 단절로 인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습니다. 외부기관의 평가결과 또한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동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평가 순위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우리 대학이 학생들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진학하고 싶은 대학인지, 학부모들이 당신의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그러한 대학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한, 우리 대학이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대학인지도 자성해야 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광속의 시대라고 할 만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든 대학들이 더 좋은 학생을 모으기 위해, 더 좋은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그리고 더 먼저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소위 일류대학, 글로벌대학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학도 이제는 일등만이 살아남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이 없는 현실 안주는 정체를 의미하고, 정체는 쇠퇴와 퇴락만을 남겨 줄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우리 동국대학교가 가야 할 길은 자명합니다. 부단한 자기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 누가 보더라도 가장 경쟁력 있는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 가장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우수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실천하는 대학이 되어야만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기업보다 더 효율적이고 스피디한 경영의 실천장이 되어야 하고, 연구소보다 더 깊이 있는 학문연구의 도량이 되어야 하며, 가정보다 더 유쾌한 삶의 터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곧 우리 동국대학교가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 그리고 세계 속에서도 빛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화두입니다.

얼마 전 어느 현직판사가 하버드 법대 연수 후 쓴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하버드 법대와 서울대 법대를 비교한 글이라고 언론사들이 기사화해서 더 유명해진 그 글을 읽으며 저는 이 글이 우리 대학의 핵심을 짚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판사는 하버드 법대의 뛰어난 점은 바로 교수들의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완벽한 학사지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판사는 모 교수의 수업을 들은 뒤 “세상에 이렇게 잘 가르치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는가!”라고 감탄했고, “연쇄 질문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게 수업을 이끌어가며 종강 후에도 학생의 질문이 있으면 수강 학생 전원에게 ‘스팸메일’수준의 답변을 보낼 정도로 열정적” 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학사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도서관사서들도 정말 귀찮을 정도로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고 했습니다.

우리대학은 어떻습니까? 교육의 실수자인 학생들은 과연 우리 교직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명문대학, 일류대학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학생과 교수와 직원이 하나가 되어 공부하고 연구하는 곳,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식을 생산하는 곳, 그 곳이 바로 명문대학, 일류대학입니다.

이제 우리 동국대학교는 변해야 합니다. 과거의 관행과 환상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백지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내부고객인 학생, 교수, 직원이 만족하고, 외부고객인 기업과 학부모가 감동하는 그런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동국가족이 되면서 그리고 있는 미래의 꿈이고 목표입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 총장에 선임된 지난해 말부터 108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3월부터는 그 프로젝트에 담겨 있는 저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것입니다.

그것의 핵심은 첫째,‘고객과 성과, 효율 중심의 경영’이라는 새로운 대학경영의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학도 이제는 수요자 중심의 경영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저는 수요자중심의 교육, 연구, 대학환경을 지향하며, 효율과 성과 중심의 시스템경영을 도입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교육과 연구가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단과대학 중심의 분권화된 경영모델을 구축하는 것이고, 민간기업보다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업무가 처리되는 수평적 행정조직과 혁신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철저한 평가와 보상을 통해 일한만큼 대접받는 성과 중심의 혁신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제가 추진하려는 대학경영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다른 대학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그 경영기법을 배워가는 가장 우수한 혁신경영모델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둘째, 교육과 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가장 유쾌한 배움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회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열린 학사편제와 통합적 시스템 관리를 지향할 것입니다. 교수 채용을 다각화 하여 실무와 전문지식을 겸비한 전문가에 채용의 문호를 개방하고 교수님들께서는 최고 수준의 교육 및 연구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깨끗하고 쾌적한 강의실과 연구실, 공원 같은 캠퍼스, 동국가족 모두가 하나 되는 가족보다 더 화목하고 응집된 동국패밀리, 이런 것들이 제가 지향하는 대학환경의 모습입니다.

셋째, 제가 구상한 동국대학교 혁신계획이 적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사업개발기능을 강화하고 재정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동문, 불자 등 천만 동국가족이 재정확충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케 하고, 외부적으로는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들과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1,600여만평의 토지를 포함한 학교의 모든 재산이 재정확충과 교육환경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동국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들께 우리 동국대학교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 미래가 현실이 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필요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우리 동국대학교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을 저와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주저말고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저 자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동국가족 여러분과 함께 해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역대 총장님, 특히 전임 홍기삼 총장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동국가족 모두의 뜻을 받들어 앞으로 총장의 직무를 성실하고 투명하게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직접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고,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2월 26일
제16대 총장 오 영 교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