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모금 ‘인력 · 시스템 ’확충 필요

우리대학에 기부 열풍이 불고 있다. 김희옥 총장 취임 3개월만에 기부약정액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동국 발전을 위한 제2건학운동에 대한 동문과 학내외 구성원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대학의 기부금 모금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이같은 기부금 모금의 뒤에는 철야를 밥먹듯 하며 노력한 담당부서의 노력이 숨어 있다. 이같은 노력이 현재의 성과를 이뤄냈지만, 우리대학이 한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모금 전략과 모금방식, 인력충원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 학내외의 지적이다.

모금전략 업그레이드 필요

실제로 최근 김희옥 총장 취임 3개월만에 기부 약정액이 200억원이 넘어서고 난 후 현재의 기부금 모금 방식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학연에 의존해 동문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기부를 받고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해 기부를 요청하는 모금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자칫 기존의 기부자들이 기부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정(人情)에 호소하는 방식의 기부는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기금 모금 활동을 선진화된 모금기법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전문화 해야할 필요성이 여기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모금방식을 개선하고 한단계 업그레이된 모금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모금을 담당하는 부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조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행정직 중심으로 되어 있는 조직을 기부와 모금업무 전문가로 충원하고 인원도 모금액수의 증가와 함께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김희옥 총장 취임 후 대외협력단을 대외협력본부로 격상시켜 운영하고는 있지만 직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부자 수와 기부금 액수가 늘어날수록 관리인력도 비례해 늘어난다. 또, 신규 모금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선 선행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국대의 경우 기금 모금활동 전문가인 펀드레이저(fundraiser)를 고용해 모금 활동을 보다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의 관계자는 “전문가를 초빙한 만큼 기부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려대와 한국외대는 교직원들이 발전기금을 유치해 올 경우 기부액의 일정 부분을 포상금으로 주는 ‘기부자 유치 인센티브제’를 활용하고 있다.

모금만큼 기금수익율도 중요

실제로 대학에 대한 기부 문화가 활성화 돼 있는 미국의 경우 기금 모금에 전문적인 펀드매니저가 고용되기도 한다. 미국의 미시간 공과대학의 경우 전체 학생 수가 2만 여명 정도로 우리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한해 모금되는 기부금은 총 3천억원이 넘는다.

그러다보니 기금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도 150여 명이 넘는다. 발전기금 누적액이 226억달러(약 22조원)인  미국의 하버드대는 기금모금 부서의 직원이 250명이 넘는다. 모금부서 직원만 많은게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것도 프로급이다. 하버드대는 자체 자금운용업체인 하버드 매니지먼트컴퍼니를 통해 이 기금을 관리한다.

펀드매니저 40여 명이 소속돼 22조원 규모 기금을 운용하며 주식 채권 부동산 산림 등에 투자한다. 대학기금이 투자에 소극적인 국내와는 다른 모 습이다. 매년 평균 16%에 이르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기부와 모금에 대한 전문인력 확충과 모금된 기금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금이전에 선행투자 이뤄져야

물론 해당 부서의 노력만으로 기부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 차원에서 기부자에게 제대로 된 학교의 비전을 설명하고 기부금이 어떻게 쓰일 건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대학도 정기적으로 편지로 기부금 사용내역을 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대학의 경우 좀 더 구체적이다.

 미국대학은 기부 금액에서부터 투자하기를 원하는 건물 정보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 단순히 문서를 제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건물이라면 설계도부터 실제 모형까지 만들어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러면 자연스레 기부자가 기부금이 유의미하게 쓰일 것이라는 것을 알면 기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 사회에서 기부금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부금 모금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대학에서 기부금 문화가 확산이 된 것은 대학 운영 초기부터 기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는 기부를 낳고, 기부는 또 다른 기부를 낳는다.

최진아 기자 gina@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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