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쓰리(Sub3):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

많은 사람들은 서브쓰리를 꿈꾼다. 하지만 3시간이라는 꿈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전에 중도에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다반수다. 1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출발선 앞에서 나는 신문사 입사를 결정했다. 다른 동기들보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나에게는 출발선에서부터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보다 대학 4년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중요했기에 입사 후, 지난 5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신문사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하게 되면서 캠퍼스에서의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늦은 귀가를 피할 수 없게 됐지만 ‘학생기자’라는 나의 선택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신문사 때문에 학업에 소홀해졌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공부와 신문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치열한 수습생활을 보냈다.

입사 후 교육을 받고, 갓 취재를 돌 때는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했기에 취재회의나 기사를 쓰는 일들이 마냥 즐겁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해야만 하는 일’이 되면서 갖는 스트레스와 의욕만큼 일을 해결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쌓여만 갔고, 나를 지치게 했다. 공강 시간 틈틈이 취재원을 만나서 취재하는 과정 또한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총장추천위원회를 취재할 때는 총장선출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었던 시기여서 ‘총추위’란 단어만 꺼내도 취재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취재원들에게 몇 십번이나 전화를 걸면서 사람을 대하는 일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기자로서 내가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러한 성장통을 거쳐 이제 정기자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내가 쓴 기사에 내 이름 세글자를 박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렌다. 나는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기자가 되고 싶다. 숨이 턱만큼 차오르지만 다시 기나긴 마라톤을 시작하려 한다. 이번 역시 나는 반드시 완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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