創作文學分野(창작문학분야)

Ⅰ.
밤마다 애써 꿈을 꾸지만 보이지 않는다.
혹시 보았다가도 날이 새면 하얗게 지워지는 그대는 달님이다.
지치도록 달 그림자만 따라다니다가 앓는 言語(언어).
눈물과 땀과 피에 젖은 달님이 모자이크 된다.
비 개인 하늘 잠깐 뵌 무지개처럼
잠깨면 사라지는 꿈들은
육중한 세월을 희롱이나 하며
후우후우 바람도 부을어
파묻힌 언어를 꺼내 색칠한다.
곧잘 꿈을 잊어먹은 빈탕의 밤을
만지는 실감하는 빈탕의 言語(언어)여.
가엾게도 꿈에 속아
네가 네 빛에 속아 너울거리는구나.

밤마다 헤매이며 별밭을 거닐지만 만날 수 없다.
그렇게나 먼 데서 눈짓으로만 날 부르고
더 먼 곳으로 달아나는 별.
사랑의 물결을 무수히 주름잡는
그대는 별, 미운 꼬리별이다.
춤추는 별을 따라 한 계단 한 계단
天上(천상)을 오르는 발자욱은
등 뒤에 거대한 함정으로 남아
돌아다 볼 수도 없이 산더미 같은 세월은
무슨 죄업처럼 쌓여 남는데, 그래도
자꾸만 자꾸만 헛딛으며
눈물의 길을 터오르는
땀 흘리는 나의 言語(언어)여.
슬프게도 사랑에 속아
네가 네 빛에 속아 버등거리는구나.

그러나 눈 먼 네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라
우직하고 용감하게 天地(천지)를 來往(내왕)하며
모든 것을 평생에 모자이크 하는
그대는 내 일생의 수틀 위에
오만가지 색실로 수놓아진다.


그대는 은나비
꽃 속에 감추면 꽃이 되고
햇살에 꽂으면 부신 햇가루가 되는
그대는 꿈의 나비
손 끝에 아슬히 나풀거리어
잡히지 않는 나의 言語(언어).

가장 꽃다운 눈물로 純銀(순은)의 이슬을 맺는
한 장 꽃잎의 환희로
아침이 팔랑팔랑 떨어져내릴 때
그대가 힘주어 말한 첫마디
사랑이여,
귀먹은 세상 육중히 잠긴 문을 두드리며
무수히 파닥이는 푸른 땀과 눈물과 피.
순결한 이마에 항시 간직하는
알 수 없는 용기로 마구 헛딛으며
눈 먼 세상 분명히 눈 뜬 채
끝없는 함정에 빠지는 철모르는

그대는 어둡고 캄캄한 이 겨울의 대문 밖에서
홀로 떨리는 빛을 가누는 시린 손의 별이었다가
수천의 눈짓으로  새벽의 꽃밭을 깨뜨리어
눈 뜨는 봄날의 문의 여는 未知(미지)의 은나비.
부드러운 빛과 바람을 포개 싣고
오색실의 햇빛을 불러 눈 뜨게하고
오만가지 꽃을 피워 귀 열어주는
알 수 없는 그 힘은 언제나 꿈이었나
잠 깨면 저만큼 비켜서는
보이지 않는 사랑이여
들리지 않는 그 말이여.

이 세상에서 넘치는 숨소리가 별이 되듯이
확실한 사랑이 되어라 꿈의 나비여.
未知(미지)의 言語(언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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