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傾聽)이 내 리더십의 바탕”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섬마을 어디라도 우편물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우편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전국 3,700곳에 퍼져있는 우체국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동문이 있다. 바로 지난 12일, 우정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김명룡(행정 81 졸) 동문이다.

전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수장

 우정사업본부장은 대외적으로 이해 관계자를 설득하여 핵심전략을 실현시키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4만 4천여 명의 직원들을 이끌어나가는 정부기업, 우체국의 수장이다.

하루에 2천만 통이 넘는 우편물들을 배달하고 2천만 명이 넘는 예금과 보험의 가입자 수를 갖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는 국가적으로 큰 네트워크이다.

김명룡 동문은 이 거대한 조직의 4만 4,000명의 직원을 이끌어 가는 책임감에 두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우정사업은 하루, 하루가 예금이나 보험은 매일같이 정산을 하고 우편사업 같은 경우도 매일 접수하고 배달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일지라도 일이 참 많은 조직이지요” 라며 전국 방방곳곳에 있는 국가적인 네트워크의 수장으로써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대학에서 찾게 된 공직의 길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3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사실 처음부터 공직에 뜻을 두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명룡 동문이 우리 대학에 입학한 당시, 행정학과 입학정원은 25명. 당시 지도교수였던 박근호 교수가 학생 한 명, 한 명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했었다고 한다. 모두 25명의 학과 동기 중 단 2명만이 공직에 뜻이 없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김 동문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공무원에 길에 들어선 것은 함께 어울리던 동기들이 행정고시를 준비했었기 때문이란다.

동국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에 오늘의 그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학생활의 다양한 추억  

아침에 장충동 족발가게들을 지나 학교로 올라갔었던 그는 현재의 명진관에서 수업을 받았다고 했다.
“불상 뒤 석조전의 1층과 2층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창문도 잘 안 닫히고 낡았었지만 여름에 참 시원했어요” 라며 요즘은 학교 건물의 위치가 많이 달라졌다며 학교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재학시절에 대한 추억을 묻자, “학점이 잘 나오면 학생이 학생답지 못하다며 공부만 하면 흉보고 그랬던 분위기였어요. 공부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죠. 요즘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공부에만 충실히 하는 모습에 대학생활의 낭만이 줄어둔 것 같기도 하지만, 경쟁력은 상당히 높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라며 추억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김 동문이 대학를 다닐 적에는 여학생의 수가 무척 적었다고 한다. 1,300명 중 100여명 남짓이 여학생이었다.

“어느 날, 어느 남학생과 여학생이 단둘이 식당에서 밥을 먹은 경우가 있었어요. 그 모습이 그 날 가장 큰 화제 거리가 될 정도로 여학생 수가 적었어요” 라며 지금과는 새삼 다른 과거의 동국대학교의 모습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자에게 후문 근처에 위치한 제일병원과 관련된 한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해줬다. 재학시절 친구들과 농담 삼아 후문을 내려가면서 “제일병원, 그 병원을 우리가 사자”고 했더니, 산부인과로 유명했던 제일병원의 한 직원이 그 소리를 듣고는 도리어 “그 학교는 얼마요? 우리가 살 테니” 라고 말해 한바탕 웃었다며 유쾌했던 재학시절의 추억을 되살렸다.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소탈한 성품

 

김명룡 동문은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8일에 있었던 제24회 대한민국 어린이 우표전시회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자꾸 포즈를 취하라는 기자들의 말에 진땀을 흘렸어요” 라며 같이 있던 초등학생들이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나는 연예인은 못 하겠어’라면서 떠드는 모습에 속으로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취미생활을 특별히 하는 것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명룡 동문은 한참동안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책을 다독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긴다면서 무거운 분위기의 책도 읽지만, 특히 ‘칼의 노래’같은 소설을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또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하버드대 마이크 셀던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경우에는 두 아들에게 한권씩 사서 선물했었다며 아들 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최근에 읽는 ‘책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책문’은 옛날에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을 볼 때, 왕이 시대의 가장 문제가 되는 현안을 문제를 내면, 최종 합격자 33인이 대안을 내놓았다는 책문을 엮은 책이다.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김명룡 동문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무진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합리적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주위의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판단의 기준을 어디에 세우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경청’이라고 답했다.

“한명의 사람이 모든 것을 알 수 없어요.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전문적인 판단을 모아야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지요”라며 본인의 경영철학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일을 할 때 원칙에 충실하고 균형 잡힌 경영감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러한 균형의 밑바탕에는 실무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그의 태도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동문은 우편물 감소와 금융사업의 경쟁이 격화되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제6기 우정사업본부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2년 동안의 임기동안 그의 경청하는 리더십 속에서 우체국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 동문 프로필

△1957 서울 출생 △1981 동국대 행정학과 졸업 △1983 행정사무관 임용(행정고시26회) △1984 마산우체국 업무과장 △1991 체신부 정보통신국 정보통신업무과 △1995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기획단 파견(서기관) △2000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 사업개발과장 △2003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 전파방송기획과장(부이사관) △2004 지식정보센터 금융운영과장 △2007 강원체신청장 △2009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 △現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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