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近代詩文學(한국근대시문학)의 情髓(정수)

  불교의 심원한 세계를 詩(시)로써 표현해 낸다는 것은 여간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 그 깊은 세계를 아름다운 시로 잘 표현한 것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이것은 불교처럼 깊은 인생관과 우주의 세계가 詩化(시화)되었다고 하는 그 詩(시)가 얼마나 수준 있는 시인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번 韓國佛敎文學家協會(한국불교문학가협회)가 그의 創立(창립) 첫 事業(사업)으로 解放前(해방전)의 作故詩人(작고시인) 韓竜雲(한용운), 李光洙(이광수)등을 위시해서 오늘의 新進詩人(신진시인)들에 이르기까지 무려 七十六名(칠십육명)의 불교 詩(시)를 모아 ‘韓國佛敎詩選(한국불교시선)’을 엮어 내 논 것이다. 이것은 韓國近代詩文學(한국근대시문학)의 전부이기도 하고, 또 그  가장 精髓(정수)들을 모아 논 시집이기도 하다.
  이 詩選(시선)에는 서정주식 말을 빌려 쓰면 이미 크게 소문난 시들로 알려진 韓竜雲(한용운)의 ‘님의 沈黙(침묵)’ 趙芝薰(조지훈)의 ‘僧舞(승무)’, 申石艸(신석초)의 ‘바라춤’ 등을 위시해서 百九十九(백구십구)편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국근대시의 가장 우수한 作品(작품)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

  內容(내용)면으로 보아도 ‘붓다’, ‘觀世音菩薩(관세음보살)’, ‘常啼(상제), 法起菩薩(법기보살)’ ‘法悅(법열)’, ‘因緣(인연)’, ‘話頭(화두)’, ‘下心(하심)’, ‘正法眼薩(정법안살)’(나비), ‘經典(경전)의 뜰’, ‘心則佛(심칙불)’, ‘佛心三題(불심삼제)’ 등과 같은 불교전문의 詩題(시제)들이 다수 있어 흡사 八萬大藏經(팔만대장경)의 전부가 요약되어 있는 감이다. 때문에 詩選(시선)은 우리 文壇史(문단사)에 처음 있는 희소가치로서의 평가뿐 아니라, 그 내용과 질에서도 그것이 벌써 훌륭한 위치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가장 많이 다루어진 소재는 觀世音(관세음)보살, 大佛(대불), 山寺(산사)등인데 관세음보살을 묘사한 시인이 八名(팔명)(朴鍾和(박종화)ㆍ趙宗玄(조종현)ㆍ金丘庸(김구용)ㆍ朴喜璡(박희진)ㆍ金相沃(김상옥)ㆍ宋晳來(송석래)ㆍ金大炫(김대현)ㆍ許英子(허영자)) 佛像(불상)을 묘사한 시인이 九名(구명)(柳致環(유치환)ㆍ朴鍾和(박종화)ㆍ李東柱(이동주)ㆍ宋赫(송혁)ㆍ朴喜璡(박희진)ㆍ李昌大(이창대)ㆍ曹五鉉(조오현)ㆍ 金東俊(김동준)) 山寺(산사)를 묘사한 시인이 八名(팔명) (李殷相(이은상)ㆍ趙芝薰(조지훈)ㆍ金達鎭(김달진)ㆍ李東柱(이동주)ㆍ宋晳來(송석래)ㆍ高銀(고은)ㆍ金大炫(김대현))이나 되는데, 이것으로 보아 관세음보살ㆍ大佛(대불)ㆍ山詩(산시)등이 불교적 정서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이로 인해서 한 가지 소재가 여러 면에서 다루어진 그 觀點(관점)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것은 불교詩文學硏究(시문학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가령 관세음보살을 두고 朴鍾和(박종화)씨는 新羅(신라)의 옛 美人(미인)을 상상하면서, 金大炫(김대현)씨는 百濟(백제)의 평화 속에서, 金丘庸(김구용)씨는 東海(동해)가의 寶陀迦洛山(보타가락산)에서 찾아보고, 許英子(허영자)ㆍ趙宗玄(조종현)씨 등은 祈願(기원)과 慈悲(자비), 朴喜璡(박희진)씨는 <항시 티어 오는 영혼의 거울 속>에서 찾아보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자비상이 여러모로 돋보이게 된다.
  불교의 자비와 靜寂(정적)이 이 詩選(시선)에 담뿍 실려 있어 이 詩(시)를 읽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어느 결에 靜寂(정적)을 얻어 정화되어 가고 있다.
  시의 깊은 세계와 정서의 격조 높은 세계를 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은 詩選(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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