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만 잘 써도 반값 등록금은 가능하다

세금 혁명
지은이 : 선대인
펴낸곳 : 더팩트
15,000원 / 396쪽
요즘 서점가에는 사회과학서적 열풍이 화제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기점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이르기까지. 사회과학서적이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무기가 되었던 80년대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80년대에 사회과학은 대학생과 지식인을 향해 있었다면, 지금 2011년 사회과학은 대중(大衆)을 바라보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보다 쉽고 재밌고 현 실에 맞게 풀어내고 있다.

‘세금혁명’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대중의 시선을 끄는 사회과학 서적도 그중 하나다. 저자 선대인은 온갖 통계자료를 정치(精緻)하게 분석한다. 세금만 잘 써도 이 세상이 바뀐다는 대안을 내놓는다. 대다수의 지식인들은 그나마 용기를 내어 현 시대를 비판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곤 했다.

선대인은 달랐다. 2008년부터 부동산 대폭락 시대를 예언하며, 한국의 기형적인 경제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2009년 금융위기가 발발했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점차 침체기(沈滯基)에 들어섰다. 금융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지금,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대안이다.

저자는 복지국가의 소망이 싹트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조세개혁이라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명박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했던 반값 등록금이 조세개혁과 예산 절감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대형 토건사업과 개발사업에 들어가는 세금과 예산만 절감해도 국공립대 등록금을 14년간 무상으로 해줄 예산인 22조원이 확보된다는 주장이다.

동아일보 기자출신답게 저자의 주장은 팩트로 철저히 무장하고 있다. 수 많은 통계자료를 쉽게 풀어내며 대중들에게 세금혁명이 이뤄진다면 무상등록금은 허상이 아닌 실현 가능한 현실이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저자의 이같은 주장에서 한걸음 더나아가 세금혁명당이라는 신생당의 발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현실화하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진다. 대안을 제시하는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현실을 바꾸기 위한 대중들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세금 시리즈 1편인 ‘프리라이더’로 시작해 2편인 ‘세금혁명’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는 대중들이 모여 세금혁명당을 발족한 것이 그것이다. 그의 꿈은 원대하지만 실현을 위한 발걸음은 현실적이다.

3월 말에 창당하여 벌써 2천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세금혁명당의 이름으로 낸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연말에는 10만명, 내년 대선에는 최소 50만명의 당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대중들이 낸 세금을 토건사업이 아닌 복지ㆍ교육ㆍ문화에 써야 한다’라고 선대인은 이 책에서 말한다. 세금혁명당의 기본 강령(綱領)이다.

한 사회과학자의 주장과 주장에 동조하는 대중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실정치에서 어떤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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