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 산학협력 중심대학의 컴퓨팅 아틀리에

오전에 찾은 엔터테인먼트 컴퓨팅 아틀리에(이하 컴퓨팅 아틀리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한창 작업 중이었다. 두, 세 개가 나란히 붙어있는 모니터에는 현란한 그래픽과 복잡한 수식이 명멸 했다. 세 명의 연구원들이 노트북과 서류뭉치를 가지고 부산히 움직이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었다.

이정현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연구원은 “몇 몇 연구원들은 밤샘 작업으로 출근이 늦는다”며 바쁜 와중에 기자를 맞았다. 밤샘 작업이 자주 있느냐는 질문에 이 연구원은 “요즘 마무리 작업 중이라 바쁜때 이지만 매일 밤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며 웃어 보였다. 

충무로 영상센터 5층에 위치한 컴퓨팅 아틀리에는 ‘삼지 애니메이션’과 ‘모택 스튜디오’라는 두 개의 회사로 구성되어 있다. ‘산학협력단’이라는 이름에 맞게 민간 기업과 우리 대학이 서로 기술을 공유하며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컴퓨팅 아틀리에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쓰이는 특수효과를 개발하는 팀이다. 이미 올해 말 북미시장에서 개봉 예정인 해양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7Cs’의 특수효과 작업을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는 상반기 개봉 예정인 국산 영화 ‘7광구’의 영상을 맡아 활발히 작업 중이다.

특히 ‘7광구’는 수주액 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총 지휘하는 이 영화는 안성기, 하지원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대작의 엔딩 자막에는 우리 대학과 연구원들의 이름이 단독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하니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케 한다.

컴퓨팅 아틀리에의 홍정모 책임 교수는 “다른 대학 산학협력단은 상용화 기술이 부족하다. 우리 대학은 최첨단의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기술에 초점을 맞췄기에 좋은 성과를 이뤄 낼 수 있었다. 클라이언트(고객)와 활발히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갖춘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북미 개봉을 앞둔 ‘7Cs’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연구원들이 보여준 것은 같은 장면의 두 가지 버전이었는데, 하나는 우리 대학의 기술이 쓰인 장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은 장면이었다. 컴퓨터 특수효과에 문외한인 기자가 보아도 그 차이는 확연히 들어났다.

컴퓨팅 아틀리에가 자랑하는 ‘물리기반 유체 시뮬레이션’이었다. ‘물리기반 유체 시뮬레이션’은 시각적인 특수 효과 부분을 단순히 그림과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고 물리법칙에 따라 구현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애니메이션의 불과 1분여 남짓한 부분이었지만 이 정도의 효과를 구현하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물리학적 수식을 만들고 그래픽을 대입하는 복잡한 기술적 작업을 요하기 때문이다. 작업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뛰어난 사업성을 가진 분야이기도 하다.

설립 한 지 1년이 지나서 확고한 기술적 바탕과 시장 개척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 오늘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컴퓨팅 아틀리에는 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2명과 학부생 3명, 외부 전문가 1명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로선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의 기술전수라는 측면에서 는 학부생의 참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밖에도 ‘차세대 콘텐츠기술 아틀리에’ (책임교수 = 조경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는 우리대학이 게임과 관련된 콘텐츠와 증강현실 에플리케이션, 국방에서 필요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아틀리에이다.

멀티미디어 공학과의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방학 중 게임개발업체인 ‘링고스타’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 상용화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이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인 등의 단계에 참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에 출시된 ‘Shake it, Shake it’ 등의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산업현장의 게임개발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기자들이 찾은 아틀리에들은 매우 활기차게 움직였다. 한 순간의 실수로 그 동안의 공적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고 잘 계획한 프로젝트 하나가 수 억 원의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는 치열한 사업현장과도 같았다.

우리 대학이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에서 당당히 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이유는 바로 교수진과 연구진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 발휘하는 열정적인 프로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별취재팀 = 배종성 인턴기자, 이형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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