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 산업은 1959년 연구로가 도입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주지역에서의 원자력 발전소는 1983년 4월22일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가압중수로인 월성원전 1호기 첫 상업운전을 그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이후 1999년까지 2,3,4호기 원자력 발전소 총 4기가 건설되었다.

한편, 신월성 1,2호기는 원자로의 형태가 전혀 다른 가압경수로로 2012년 10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또한 후행핵주기에 속하는 방폐장은 2005년 11월 2일 방폐장 유치에 성공한 후, 양북면 장항리에 동굴 처분 방식으로 건설 중에 있으며, 이 중 일부 인수저장 시설은 현재 가동 중에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경주지역에 원자력 산업시설 발전소를 포함한, 흔히 말하는 선행핵주기 시설과 후행핵주기 시설이 동일 부지 위에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주는 원자력 관련 산업을 종합적으로 관찰 ․ 견학할 수 있는 세계 최초 ․ 최고의 장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주변 해역에서 규모 9 지진의 영향으로 15m 높이 쓰나미가 발생,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력 시설의 일부가 침수되었다. 뒤이어 1호기에서 4호기까지 격납건물과 격납용기 등이 연쇄폭발하면서 전력과 냉각수 공급차단이라는 최악의 제어불능 상태에 빠졌다.

현재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며, 지금의 상황은 서막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앞서 서론에서 지적한 내용을 염두에 두면서 지금 경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현황과 관련 산업시설 전반에 걸친 상황을 총괄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참고도표 1, 2).

현재 경주지역에는 복합적인 시설들이 단일부지에 들어서면서(참고도표 1, 2) 발생된 위험인자에 대한 안전성 확보라는 과제와 사회적 수용성에 관한 문제, 이를테면 각종 사회적 갈등 요소의 심화 등의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에서 설계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연쇄 폭발이라는 결과를 통해 당면 과제인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게 되었다.

그리고 2년 가까이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후행핵주기 시설인 방폐장의 공기 연장 문제와 부지안정성 확보 문제도 조만간 해결하여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위기 대처시 매뉴얼이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동일 부지에서의 통합 매뉴얼도 필요로 할 것이다.

경주지역의 원자력관련 시설을 안전성 확보 측면이나, 수용성 측면에서 보면 각각의 시설은 개별적 특성을 가지며 독립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의 경우 이에 대해 상호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원전에 대한 불신이 방폐장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반대로 방폐장 건설 사업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 문제와 상호 연관되어 평가 되고 있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적인 요소 전체를 감안한 후에 비로소 각종 원전관련 정책이 검토되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미래 발전 방향성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원전측도 단순히 IAEA, 또는 규제기관의 안전성평가 기준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노후 원전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투명하면서 합리적인 설명을 통해 시민사회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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