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仁浩(최인호) 作(작)

  新銳(신예) 소설가 崔仁浩(최인호)씨가 1년여에 걸쳐서 朝鮮日報(조선일보)에 連載(연재)하였던 ‘별들의 故鄕(고향)’이 단행본上下卷(상하권)으로 藝文館(예문관)에서 出刊(출간)되었다.
  崔仁浩(최인호)씨의 소설은 ‘별들의 故鄕(고향)’ 이전의 여러 단편에서도 보여준 바와 같이, 成人(성인)을 위한 童話(동화)를 쓰는 것과 같은 創作態度(창작태도)를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센티멘탈리즘을 교묘하게 극복해 나가면서 現代人(현대인)의 가슴 속에 스며들고 있는 都市人(도시인)들의 憂愁(우수), 悲哀(비애), 愛情(애정)의 모랄 등을 알뜰하고 훌륭하게 描寫(묘사)하고 있는 이 作家(작가)의 作家的(작가적) 力量(역량)은 대단한 바가 있다.
  ‘별들의 故鄕(고향)’은 얼핏 보면 이제까지의 新聞小說(신문소설)로서의 定石的(정석적)인 테크닉을 무시한 作品(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는 어떤 치밀한 플로트나 다양한 人物群(인물군)의 등장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스토리의 구성은 단순하기 이를 데가 없다.
  과거의 新聞小說(신문소설)에서 보는 치밀한 伏線(복선)이나 기묘하게 얽혀 들어가는 事件(사건)의 妙(묘) 같은 것을 期待(기대)하는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면 반드시 失望(실망)할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런 과거의 소설적 立場(입장)을 떠나서 스토리를 展開(전개)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作品(작품)에서는 여러 개의 短篇(단편)들을 줄줄이 이어 붙여 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構成的(구성적) 統一性(통일성)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이 作品(작품)의 長點(장점)이자 魅力(매력)이기도 하다.

  女主人公(여주인공) 경아가 여러 명의 男子(남자)들에게 차례차례 버림 받아가며 결국에는 사회의 차디찬 現實(현실)앞에 꺼꾸러져 죽고 만다는 이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는 바로 女主人公(여주인공) ‘경아’의 人物描寫(인물묘사)가 스토리의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피부에 더욱 가깝게 接近(접근)한다.
  이 作家(작가)의 作品(작품)을 읽노라면 우리들은 뉴우크리틱(新批評家(신비평가))들이 말하는 ‘文體(문체)가 곧 主題(주제)다’라는 말을 實感(실감)케 한다. 그만큼 이 作家(작가)의 小說(소설)에선 文體(문체)의 比重(비중)이 큰 것이다. 新聞(신문) 연재 당시 이 小說(소설)이 讀者(독자)들에게서 환영을 받은 것도 바로 그 신선한 文體(문체)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연 젊고 발랄하며 또한 無限(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作家(작가)임을 實感(실감)하게 하는 윤기 있는 言語(언어)로 쓰여진 이 ‘어른을 위한 童話(동화)’는 우리들은 어떤 새로운 次元(차원)의 浪漫的(낭만적)인 세계로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경아는 우리들 누구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人物像(인물상)이며, 경아의 고독은 바로 우리들 모두가 갖고 있는 고독인 것이다.
  우리들이 바쁜 現代生活(현대생활) 속에서 흔히 잊기 쉬운 原初的(원초적)인 意味(의미)의 고독을 이 소설은 뚜렷이 浮彫(부조)시켜주고 있다.
  새로운 呼吸(호흡)의 小說(소설)을 읽기 願(원)하는 독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近來(근래)에 드문 逸品(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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