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넘나드는 자유로운 수학자

방현수 교수
(수학과)
방현수(수학과)교수는 바람에 휘날리는 흰머리와 꾸밈없는 소탈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퇴임을 앞둔 그는 지적인 수학자보다는 자유로운 감성을 가진 시인의 모습이었다.

방교수는 아직 휴대폰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어떻게 휴대폰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지 묻자 “난 괜찮아.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나는 없는 것이 더 편해”라고 대답했다. 문명의 이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노 교수의 모습은 소탈하면서도 감성적인 첫인상과 너무 어울렸다.

수학과 제자들은 방현수 교수가 소탈하고 검소한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강의시간에는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다시 학생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감성적인 분으로 변화하는 분이라고 제자들은 강조했다. 한 졸업생은 항상 수업을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여러 방향으로 접근하라는 가르침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방 교수는 지난해 동대신문(1499호 2010년 11월 15일자)에 기고한 독서산책이란 글을 통해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소개했다. 수학자이면서도 인문학적 감수성이 넘치는 러시아 소설에 대한 서평을 기고한 것. 수학자이면서 인문학의 도서를 소개한 이유를 물어보자, “자신의 겉모습은 거울을 통해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내면을 보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고전 속의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성격과 행동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라며 특히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호가 쓴 대작을 꼭 읽어보라고 권유했다.

고전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비로소 전공학문의 지적능력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인문학을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자연과학과 인문학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통섭의 태도를 지닌 학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5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뒤로 하고 앞으로 제2의 인생의 계획에 대해 묻자, 방 교수는 무엇보다 우선 두렵다는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의 결과로 성공이 아닌 실패가 나올 것이 염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패가 성공을 낳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 성공을 낳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태도와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조그만 성취를 계속 쌓아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그 이유로 “대학생이란 신분은 이러한 작은 성취들을 쌓아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후학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을 구하자, “앞으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험과 결정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무엇이든 철저하게 준비해서 한 번에 끝내도록 해야 한다”며 끝까지 애정 어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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