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관련 논쟁보다 대학발전의 중지 모아야 할 때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고 대학 측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2011년 새해가 시작됐고 새로운 총장과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선출돼 학교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이때까지도 여전히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입장차이 보이는 대학-총학

지난 2월 등록금이 4.9% 인상되자 총학 측은 즉각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학 측의 일방적인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과 등록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후에도 총학은 등록금 삼보일배, 조계사 앞 1인시위 등을 벌이며 등록금 인상을 반대했다. 그런 반대 시위는 김희옥 신임 총장의 취임식 날인 지난 22일까지도 계속됐다.

본관에서는 새로운 신임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본관 앞 팔정도에서는 새로 선출된 총학이 등록금을 인상을 반대하는 108배가 진행됐다. ‘동국대’라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소망을 바라고 있는 것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총장 취임식이 있던 그 다음 날, 등록금 인상률이 4.9%에서 2.8%로 하향 조정됐다.

대학 측은 “총장님이 학생대표자들과 면담한 후에 학생들의 경제여건을 고려해서 등록금 인상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총학측은 “등록금 인상률 인하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는 자리였지 논의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총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 대한 불합리성을 주장했지만 대학 측은 법적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었다.

양측 갈등 첨예하게 대립

등록금 인상률을 인하한 후에도 지난 2일, 총학은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개강투쟁선포식’을 벌였다. 이날 선포식에서 총학은 대학 측에 2011년도 등록금 동결과 학생과의 논의테이블 구성을 요구했다. 권기홍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2.8% 인하 조정은 환영하지만 등록금이 동결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많은 언론에서는 이러한 우리대학의 갈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물론 우리대학이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이 총학만의 책임은 아니다.

 ‘등록금 4.9% 인상’ 전국 최고 인상률로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대학 측의 잘못도 있다. 또 대학 측은 학생들의 “등록금에 관해 논의 하자”는 외침에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권기홍 총학생회장은 “우리는 동결을 주장하고 학교는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계속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학교 측이 우리의 공문에 답하지 않아 이렇게 선포식을 통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선포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대학 측에 등록금에 관한 논의테이블 구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학생회의 등록금 동결 요구에 대해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전략예산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한데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또, “산학협력관 신축과 일산캠퍼스 개발과 관련해 예산수요가 많아 등록금 동결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대학본부는 이미 지난 2년간 부서별 예산을 일괄적으로 30% 감축해 이를 교사 신축등의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고, 교수나 직원들의 인건비도 2년째 동결한 상태라 내부 불만도 많이 누적돼 있다는 것이다.

허니문 기간 필요해

미국 등 선진국가들의 경우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일정기간을 허니문 기간으로 설정한다. 짧게는 100일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의 기간이 그것이다. 이 기간동안 언론은 새로운 지도자가 정책을 펼치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비판을 자제한다.

등록금 문제를 둘러싸고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갈등을 빚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상당기간동안 대학등록금의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누적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신임 총장의 구체적 학교발전방안이 발표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운 총장과 새로운 총학생회가 조금 만 더 여유를 갖고 대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이지연 기자 ljy88918@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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