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복제한다면
알린 주디스 클로츠코 지음 / 이한음 역
을유문화사, 2005
이 책은 작가 미상의 그림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를 소재로 한 역사예술 미스터리소설이다. 저자는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이 그림에 매혹되어 10년간 관련 고문헌을 연구하였고, 탄탄한 역사적 고증이 이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고 하겠다. 16세기 말 화려한 프랑스 궁중생활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근 확실히 역사 미스테리 붐이 일고 있다. 공전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다빈치코드를 비롯하여 세 번째 비밀,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4의 규칙, 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등 여러 작품들이 잇달아 발간되었으니 주욱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퍼플라인 1, 2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 김청환 역
휴먼앤북스, 2005

‘스너피’가 무엇인지 아시는지. 2005년 4월 황우석 교수에 의해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개의 이름이다. 과연 인간복제가 이루어질 것인가. 현재 과학의 발달속도로 미루어 짐작한다면 인간복제가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이 책에서는 생명과학윤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쟁점에 관한 사항을 개념 정리와 아울러 문화 예술의 영역까지 시야의 폭을 넓혀 다루고 있다. 인간의 가장 간절한 희망이자 가장 어두운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는 인간 복제…과연 ‘인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복제된다면 정체성의 정의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복제된다면, 나의 영혼도 두 개가 되는 것일까. 영화 ‘아일랜드’와 만화 ‘월광천녀’에서 다루고 있는 클론의 암울하고 잔혹한 이미지가 불현듯 떠오른다.



인간 이순신 평전
박천홍 지음
북하우스, 2005

‘칼의 노래’, ‘ 불멸의 이순신’, ‘천군’…책으로, 드라마로, 영화로…. 독도 문제 탓일까? 최근 이순신을 조명하는 열기가 뜨겁다. 불패의 리더십, 구국의 영웅, 애국과 충성의 영웅 충무공…. 그를 추앙하고 완벽한 인간으로 신격화하는 요즈음 분위기에서 이 책은 오히려 차분하게 인간적인 이순신의 모습을 사료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인간적인 비애와 약점을 극복하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여 열악한 운명을 이겨내려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알게 될 때 그의 전과가 한층 더 빛나게 느껴질 것이다.
김태훈이 지은 ‘이순신의 두 얼굴’ 과 비교하여 읽는다면 한층 더 다양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토박이 곤충기
김정환 지음
진선출판사, 2005

우리 땅에 사는 토박이 곤충들의 생태를 사진과 함께 수록한 자료이다. 태어나서, 경쟁하며 살고, 사랑하고, 죽는 일련의 모습은 사람이나 곤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랫동안 곤충을 관찰하고 연구하며 사진을 찍어온 저자는 인간사의 축소판 같은 곤충의 삶에서 세상살이의 이치와 지혜를 배운다고 한다. 바구미, 메뚜기, 호랑나비, 무당벌레…갖가지 곤충들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진과 흥미로운 관찰기를 읽다보면 어느 새 자연과 멀어져 작은 벌레만 봐도 깜짝 놀라며 몸서리치는 우리의 습관도 고쳐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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